'구상문학관'이 칠곡군의 무관심으로 침체 상태에 빠져있다.
칠곡군은 1953년부터 왜관에 정착하며 20여년간 왕성한 문학활동을 펼쳐온 시인 구상씨를 기리기 위해 2002년 10월 22억6천만원을 들여 전시실·도서관·열람실 등을 갖춘 구상문학관을 건립, 개관했다.
그러나 노벨문학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시인의 국제적인 위상에 비해 문학관은 문을 연지 7년이 지났지만 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무관심으로 잊혀져 가고 있다.
구상문학관을 찾는 방문객 수는 2005년부터 연간 1만명을 넘어서 지난해에는 1만8천여명이 찾았고 올 들어서는 9월 현재 방문객이 9천4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칠곡군은 사서 7급직 1명과 일용직 1명에게 관리를 맡긴 채 매년 10월 칠곡문인협회가 개최하는 구상문학제에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지난해 10월 구상 시비를 세울 때도 칠곡군은 땅만 빌려 줬을 뿐 구상 시인을 추모하는 한국과 일본인들로 구성된 '그리스도폴의 강 모임'이 시비 건립을 도맡았다. 구상 시인 탄생 90주년을 맞아 제정한 구상문학상도 시인이 1970년대 중반 이후 거주했던 서울 영등포구에 빼앗겼다.
지역의 한 원로 문인은 "칠곡군이 문학관 운영을 너무 형식적으로 하고 있어 애써 세운 문학관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기념사업과 각종 행사도 서울 위주로 흐르고 있어 왜관에 있는 구상문학관은 소외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한 관계자는 "시인의 숭고한 삶을 재조명하고 이를 지역 문화 발전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문학창작교실을 활성화시키고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를 자주 여는 등 문학관 운영 의지가 중요한데 세인들의 관심에서 자꾸만 멀어져가고 있다"고 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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