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 데뷔 3개월 된 새내기 '포미닛'

"다섯명의 새 이효리 기대해 주세요"

이제 갓 데뷔 3개월. 새내기 그룹 '포미닛'에게 지난 3개월은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데뷔곡 '핫이슈'는 각종 차트에서 상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고 각종 프로 스포츠 구장에서는 응원곡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다섯 멤버들은 톱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가요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멤버들은 이런 인기가 도통 실감이 나지 않는단다. "무대에 설 때 빼고는 숙소에만 있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다"는 소녀들이다.

3개월간의 가수 생활 소감을 묻는 말에 멤버들은 어렵사리 한마디씩 한다. 남지현(19)은 "가야할 길이 멀다고 느꼈다"고 했고 전지윤(19)은 "수원 병점에서 자랐는데, 그 동네에 가수로 가니 감회가 조금 새롭더라"고 전했다.

허가윤(19)은 "숙소에서 우리끼리 살다보니 부모님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이제 조금 가요계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소현(15) 역시 "부모님이 숙소에 올 때 너무 좋다"고 팀의 막내답게 말했다.

그룹 '원더걸스'에서 활동하다 탈퇴하고 '포미닛'에 합류한 김현아는 조금 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데뷔곡인 '핫이슈'로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3개월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정신이 많이 없었다"면서도 "지금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똑같이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오르지만 전과는 느끼는 게 다르다. 전에는 그냥 재미있어서 무대에 올랐지만 지금은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도 연예인이지만 아직까지 다른 연예인을 보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한 이들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소녀들은 볼이 발그레해졌다. 특히 시종 조용했던 김현아는 갑자기 눈이 동그래지며 "UN 출신 김정훈 선배님을 좋아한다"고 "드라마와 영화로만 만나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뒤를 이은 남지현의 대답도 뜨거웠다. 그는 "가수 겸 탤런트 비를 좋아하는데 내 생일날 회사에 와서 딸기 주스를 사주셨다"며 "운명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가윤과 전지윤의 이상형은 모두 탤런트 공유다. 두 사람은 "국군방송에 갔다가 실제로 만났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막내 권소현이 오히려 막내답지 않은 대답을 했다. 그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김창렬과 타이거JK. 모두 유부남이다.

당돌한 다섯 소녀는 3개월간의 '포미닛' 활동을 마치고 신곡 '뮤직'(Muzik)이 담긴 미니앨범 '포 뮤직'(For Muzik)을 내놨다.

작곡가 이상호와 신사동 호랭이가 합작해 낸 '뮤직'은 발표되자마자 반응이 뜨겁다. '유럽의 클럽에서 유행하는 스트리트 사운드'(Street Sound)에 쉽고 간결한 멜로디를 더해 중독성을 살렸다.

음반에는 이 밖에도 남자들이 모르는 여자들의

바람을 담은 노래 '왓 어 걸 원츠'(What a girl wants)와 히트 작곡가 김도훈의 노래 '웃겨', 신사동 호랭이가 만든 '안줄래' 등 노래가 실렸다.

김현아는 "'뮤직'을 듣자마자 멤버들이 소파에서 방방 뛰면서 '우리가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회사에서 우리의 의견을 들어줬다"고 신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걸그룹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요즘이지만 멤버들은 걱정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신이 난다는 반응이다. 김현아는 "다른 그룹과 비교가 돼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며 "함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역시 "걸그룹들이 비슷하다고 하니까 우리만의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전했다.

다섯 멤버들은 한목소리로 "'최고'보다는 '유일한' 그룹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포미닛'만의 색깔을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얘기다.

다섯 멤버는 톱스타 이효리와 팝그룹 '푸시캣돌스' 같이 퍼포먼스도 잘 하고 음악도 좋은, 만능 엔터테이너 그룹이 되고 싶다는 꿈도 세상에 알렸다.

소녀들의 또 다른 바람 하나.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의 신인상 수상이다.

지난 3개월 같은 시간만 계속된다면 신인상 수상의 꿈과 한국의 푸시캣돌스가 되고 싶다는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중성적 매력 전지윤 머리 자르고 눈물 펑펑

'포미닛' 멤버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은 보이시한 스타일의 전지윤이다. 예쁘고 귀여운 멤버들 가운데에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중성적 매력의 전지윤은 단연 주목 대상이다. 그런데 이 씩씩할 것 같은 멤버도 보이시한 콘셉트를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를 때 눈물을 흘렸다. 그는 "머리를 자르니까 많이 섭섭했다"며 "시원하긴 한데 서운한 마음도 커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전지윤은 데뷔하며 긴 머리를 처음 짧게 잘랐다. 여기에 이번 앨범 활동을 하며 뒷머리를 더 짧게 했다. 다른 멤버들은 "전지윤이 짧은 머리가 어색한지 계속 뒷머리를 만지며 거울을 본다"고 전했다.

전지윤은 "보이시한 매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서 좋긴 한데 처음에는 내가 중성적 캐릭터를 맡는다는 것이 조금 섭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지윤은 데뷔 후 선글라스를 벗지 않고 있다가 최근 선글라스를 벗은 얼굴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전글라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지윤은 "선글라스를 일부러 벗지 않으려고 한건 아닌데 반응이 좋아 굳이 벗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쌍꺼풀 수술 후유증 때문이다' '눈이 못생겼다' 등 루머가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전지윤은 선글라스를 쓰지 않은 얼굴로 인터뷰에 응하며 매력적인 외꺼풀 눈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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