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잘 되면 저도 좋죠"…이승호 철도정책관

18년 대구 근무

"대구경북이 잘 돼야 합니다."

이승호(51) 국토해양부 철도정책관은 인터뷰 도중 이 말을 수차례나 강조했다. 토박이 지역출신이겠거니 했는데, 경북고를 졸업했을 뿐 초'중학교는 고향인 울산에서, 대학은 서울에서 외국어대를 다녔단다. 지역에 그토록 애착을 갖는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인생을 대구에 바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행정고시에 합격, 1987년 봄 대구시청으로 발령받으면서 18년간이나 근무했던 게 지역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물아홉 나이에 대구로 가 마흔여섯 될 때까지 근무했는데, 그때가 젊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했을 때"라며 "대구가 잘못되면 저의 인생도 날아가 버리는 셈"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이 살 길은 환경친화적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녹색성장이 국가적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지역은 뒤처지게 된다"며 "지역도 하루빨리 환경친화적인 살기좋은 곳으로 바뀌어야 외지의 기업들이 몰려오게 되고, 잘 살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대체에너지나 자원재생관련 산업들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지역에서 육성할 것을 조언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과 관련해서도 "의료와 관광을 연계시켜야 하며 특히 성형 쪽은 지역에서 상당한 기반을 갖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 뒤 "의료분야에서 대구가 수도권에 밀리고 있으나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을 계기로 의료도시로서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정책관은 "대구경북 공무원들이 정부예산을 따내기 위해 중앙부처를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어 지역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중앙 공무원들에게 사업에 대해 설득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지연 등 연고를 찾아 해결하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연고에 의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예산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논리를 갖추고 설득할 수 있어야 예산 따내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란다.

지자체에서 근무하다가 중앙 부처로 갈 경우 통상적으로 행정안전부에 소속되는 데 그는 대구시청에서 국무총리실로 가 2년 6개월 정도 근무한 뒤 2007년 2월 국토해양부(건설교통부)로 옮겨 국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옮긴 곳 마다 일복(?)이 터졌다. 총리실에서는 근무경력도 없던 복지 문제를 맡은 데다 당시 정부가 주력하고 있던 분야이기도 해서 거의 새벽에 퇴근했을 정도였다. 국토부에 와서도 철도정책관을 맡은 후로는 새벽에 출근, 새벽에 퇴근하기 일쑤였으며 일요일까지 근무하고 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어왔다고 한다. "열심히 일을 하면 자신은 가만히 있어도 소문이 나게 되고 요직으로 발탁될 수 있다"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지역으로 다시 가 일하는 게 소망이다. 공직 중에 어렵다면, 퇴직 후에라도 대구경북의 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단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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