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독일 야간 격추왕 헬무트 렌트

항공전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2차 대전은 많은 격추왕을 낳았다. 독일 공군의 야간 격추왕 헬무트 렌트도 그 중 한 사람. 독일 공군의 야간 전투비행사 중 처음으로 격추대수 100기를 돌파해 야간전투 전담 조종사로는 처음으로 독일 최고 무공훈장인 '다이아몬드 검 백엽기사 철십자장'을 받았다. 1944년 오늘 26세로 사망할 때까지 총 110대의 연합군 비행기를 격추시켰으며 이중 103대가 야간에 격추시킨 것이다.

그에게 희생된 비행기는 주로 영국 폭격기였다. 당시 연합국은 독일 산업지역과 대도시에 대한 전략폭격을 하면서 주간 작전은 미국이, 야간 폭격은 영국이 담당했다. 그에게 영국 폭격기 편대는 좋은 먹이감이었다. 당시 헬무트 렌트라는 이름은 영국군 폭격기 승무원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전과는 이처럼 빛났지만 최후는 허무했다. 전투출격이 아닌 주간비행에 그것도 기체 고장으로 인한 사고사였던 것이다. 1944년 10월 5일 조종하고 있던 쌍발엔진의 Ju 88이 착륙 도중 한쪽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면서 탑승자 3명은 즉사하고 렌트만 살았다. 하지만 부상이 너무 심해 병원에 후송된 뒤 이틀 후 사망했다. 전쟁영웅에게 어울리지 않는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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