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난 흙으로 빚어 장작가마로 구운 우리 차그릇엔 토속적인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영천 청통면에서 신녕으로 가는 길가의 아담한 사찰 청하사엔 차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다방이 있다. 청하사 주지 법심(64) 스님이 우려내는 차맛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차그릇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현대 도예가들의 작품인 다완 1천여점이 차향과 어울려 사찰 다방의 격조를 한껏 높여준다.
30여년 차를 마시면서 다완에 빠진 법심 스님이 전국의 전통가마를 찾아다니며 하나씩 모은 것. 이름난 도예작가들의 다완은 거의 가지고 있으며 1970년대에 활동한 작고 작가 20여명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다.
선조들의 얼과 솜씨가 담긴 차그릇은 대부분 임진왜란 중 일본에 빼앗겨 현대 다완을 모으고 있다.
법심 스님은 "굽이나 모양, 문양, 곡선 등 나름대로의 미학을 가지고 있는 현대 차그릇도 소중하게 간직하며 사용할 경우 최고급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그릇은 재산가치로 보관할 것이 아니라 늘 사용하며 찻물이 들어야 제멋이 난다"며 "1천여점의 다완 모두 한번쯤 차를 따라 마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심 스님은 일본 사람들에게 우리 차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내년 봄 찻잎이 나올 무렵 제주도에 다완박물관을 개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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