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희대의 요녀' 마타하리

가련한 창녀? 희대의 요녀?

1917년 오늘, 41세의 네덜란드 여성이 파리 교외에서 총살됐다. 이름은 마타 하리(Marta Hari)였고 죄목은 스파이 혐의였다. 그녀가 팜므 파탈(사악한 여자)의 전형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프랑스 군부가 이상하게 사건 기록을 100년간 비밀로 분류, 2017년쯤 돼야 진실이 가려질 것이다.

삶은 기구했다. 유치원 교사를 하다가 교장이 집적대는 바람에 그만두고 18세때 배우자를 구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인도네시아 주둔군 장교와 결혼했다. 아이 둘을 낳고 남편의 학대에 못이겨 파리로 돌아와 자바에서 배운 동양 춤으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옷을 벗다시피하고 춤추는 바람에 '섹시녀'의 대명사가 됐고, 한때 이사도라 던칸과 맞먹는 댄서라는 평을 받았다.

저명인사, 고급 장교를 상대로 매춘을 하면서 군사기밀을 빼냈다고 하지만 명확한 증거는 없다. 독일과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프랑스 군부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해방정국에 미군 장교와 어울리다 '한국판 마타하리'로 몰린 김수임과 사정이 비슷하다. 마타 하리는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의 인도네시아로 김성종의 동명소설에서 '여옥'의 모델이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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