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지역 출신 선수 후원회 있어야

북극에서 한국인 세 사람이 여행 중에 만났다. 이들이 제일 먼저 만든 모임은 해병 전우회, 고대 동문회, 마지막으로 호남 향우회다. 이들 모임이 부정적인 면모도 있지만 서로 밀어 주고 당겨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최경주 선수가 미국 무대에서 3년 동안 벌어들인 상금이 얼마 되지 않아도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호남 향우회의 도움이 가장 컸다. 후원업체와 스폰서십 계약도 있었지만 후원 금액이 그다지 크질 않아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금호아시아나와 같은 호남 출신 기업들도 나섰고 호남 향우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모은 후원금으로 미국 투어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결국은 결초보은을 하듯이 미국 투어에서 우승하여 본인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 선수의 도전도 먼저 앞길을 개척해준 최경주 선수의 공이 크다. 이처럼 호남 향우회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큰 힘을 발휘했던 것이다.

그동안 경상도 출신 허석호, 장익제, 김동한 선수가 일본 무대에서의 우승 소식은 보내왔지만 아직 미국 무대까지는 가질 못했다. Q스쿨에서 번번이 낙방하고 말았다. 한국오픈을 2연패하고 올해 US오픈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랐지만 컷 탈락한 배상문 선수와 한·중 투어 2차 대회에서 학수고대하던 처녀 우승을 한 김대현 선수도 미국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자질과 테크니션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경주 선수에게는 있는데 이들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후원해준 분들의 간절한 바람,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지역 출신 두 선수에게는 아직은 없어 보인다. 배상문 선수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골프 스승인 정대길 프로에게 레슨을 받고 투어 중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바로 고치고 있다. 김대현 선수는 프로 출신 아버지와 대구컨트리클럽에서 머리를 맞대고 더 좋은 샷을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제는 지역의 두 선수에게 후원회를 만들어 미국 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작은 시냇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듯이 개개인의 작은 후원이 모이면 큰 위력을 발휘하여 기적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들에게 우승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심어 주어야만 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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