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道는 높고 市는 낮고…광역단체장 지지율 차이, 왜?

광역시민이 광역도민에 비해 단체장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내년 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둔 가운데 각종 여론 조사에서 대구경북은 물론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전국적으로 광역시장보다 도지사가 더 호의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나오는 얘기다.

여론조사기관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지지율이 김범일 대구시장의 지지율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시장은 업무 평가에서 39.7%(매우 잘함 16.5%, 잘함 23.2%)가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김 지사는 48%(매우 잘함 23.2%, 잘함 24.8%)가 긍정적이었다. 8.3% 포인트 차다.

다른 광역시·도 단체장에 대한 평가도 대구경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기관인 KM조사연구소가 8월 실시한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의 업무 평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성효 대전시장은 18.7%, 이완구 충남지사는 26.3%의 지지율을 얻었다. 7.6% 포인트 차다.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올 초에 실시한 업무 평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광태 광주시장은 27.1%, 박준영 전남지사는 44.1%의 지지율을 얻었다. 무려 17% 포인트 차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지사가 시장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이유가 뭘까?

시청과 도청의 행정적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대구시장은 시민의 이해와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집행 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적(敵)을 많이 만들 수밖에 없다. 반면 경북도지사는 관리 기능이 대부분이라 도민의 불만은 시장·군수에게 쏠리지 도지사에게 향하지 않는다. 경북도지사 인기가 대구시장보다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실제 1~3대 민선지사를 지낸 고(故)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문희갑 1·2대 민선 대구시장이나 조해녕 3대 민선 대구시장에 비해 늘 지지율이 10% 안팎 높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도청은 산하 시·군청을 관리하는 기능이 우선이지만, 시청은 집행 기능이 더 앞선다. 그래서 시청은 민원이 더 많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김 지사가 일을 잘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치켜세운 뒤 "대도시일수록 야성(野性)이 강한 점이 반영된 점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학계 전문가들은 교육 수준과 연관이 있다고 풀이한다. 이원욱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대도시는 대체로 교육 수준이 높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비판적이다. 반면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 이슈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이는 도시와 농촌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지지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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