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년 전만 해도 대구시 안에는 못이 많았다. 곳곳에 못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류공원내의 성당못 역시 원래는 지금보다 훨씬 컸다. 두류공원을 조성하면서 그 못의 일부를 메워 야외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현재 수성구청이 있는 자리에는 범어 저수지가 있었다. 상당히 큰 못으로 낚시꾼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MBC 네거리에는 한골못이 있었다. 이 역시 큰 못으로 요즘도 MBC 네거리 근처에는 '한골'이라는 상호를 쓰는 식당이 있다. 현재 메트로팔레스 아파트 동쪽에도 효목 저수지가 있었다. 또 대륜고등학교 서쪽에도 저수지가 있었다. 지산동 녹원맨션 자리 역시 지산 저수지였다.
북구 종합유통단지 남쪽의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 곳은 배자못 자리였다. 잉어가 무척 많이 잡히던 못으로 낚시꾼들이 가장 즐겨 찾던 못이었다. 현재 두류 네거리와 달성고등학교 뒤쪽은 감삼 저수지였다. 무척 넓은 저수지로 매립돼 일부는 감삼공원이 됐고 일부는 주택가가 됐다. 또 성서 IC 서쪽에도 저수지가 있었다. 또 남구의 영선시장 일대에는 영선못이 있었는데 일찌감치 택지로 바뀌었다.
이렇게 많았던 못은 도시화에 따라 메워졌다. 도시 곳곳에 못이 있으면 좋겠지만, 쓸모도 적고 관리도 어렵다. 예전에 못 인근은 모두 농경지였다. 그래서 농수 공급용으로 못이 꼭 필요했다. 그러나 논밭이 도시로 바뀌면서 농업용수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게다가 도시 안에 갇힌 못은 오폐수 유입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택지 혹은 공원부지로 바꾼 것이다.
한편 수성못은 도심과 매우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한 경우다. 주변 환경과 시설도 깨끗하다. 수성못의 물은 고여 있는 듯 보이지만 흐른다. 신천 파동보에서 배수관을 통해 수성못 서남쪽으로 맑은 물이 유입되고, 북쪽으로 흘러나가도록 돼 있다. 들고나는 양이 적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김태환 전 과장은 "수성못 북쪽 못 둑 600m에 나무가 없어서 햇빛을 피할 데가 없고 직선길이라 걷기 지루한 면이 있다. 둑을 따라 못 안쪽에 섬을 만들고 거기에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을 이미 세워두고 있다. 둑에 나무를 심으면 나무뿌리가 둑을 파고들기 때문에 따로 못 안에 섬을 만들어 나무를 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한낮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시원한 그늘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못은 둘레가 1.8㎞다. 두 바퀴를 돌면 거의 십리를 걷는 셈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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