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만 벗기는 목욕은 이제 그만.'
기온이 많이 떨어진 요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탕에 몸을 맡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뜨끈한 물에 몸을 녹이고 때를 씻어낸 뒤 맞는 상쾌함은 겨울철 목욕의 매력이다. 누구나 쉽게 즐기지만 목욕에도 지켜야 할 상식이 있다. 잘못된 목욕습관은 오히려 몸을 해친다.
◆청결유지·다이어트 효과
날씨가 차가워지면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몸 이곳저곳이 찌뿌듯해진다. 이때 목욕을 하면 편안해진다.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걸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가장 먼저 피부의 혈관이 이완된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이 효과가 근육층까지 전달돼 차가운 날씨에 뭉쳐 있던 근육이 풀린다. 맥박 수도 평소보다 두 배쯤 빨라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해져 운동 후 얻는 효과와 비슷해진다. 부력을 받아 물밖에서보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간단한 체조를 하면 무리를 주지 않고도 근육을 단련시키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퇴행성 관절염이나 근육질환을 앓은 사람에게 재활 치료법으로 목욕이 권장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목욕은 청결을 유지시켜 준다. 피부는 끊임없이 신진대사를 하면서 먼지와 오래된 세균을 배출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물질이 심하게 묻었을 때는 피부 자체의 교환작용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피부에 남아 있는 이물질을 없애주는 게 바로 목욕이다. 오랫동안 목욕을 하지 않으면 땀구멍이 땀과 먼지에 막혀 피부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세균에 노출돼 질병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목욕은 다이어트 효과도 가져온다. 김모(26·여)씨는 온욕(溫浴)을 자주하면서 한 달에 2kg을 뺐다. 5분 정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다시 욕탕에 들어가는 것을 2, 3번 반복했다. 목욕 후에는 20분 정도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땀이 피부에서 마를 때 몸에서 열을 발산시켜 칼로리를 소비하기 때문에 살 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욕조의 물 온도가 체온보다 높다 보니 쉽게 땀이 흐르는데 이 땀에는 체내 노폐물까지 섞여 있어 단순히 수분만 빼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건강목욕법
탕에 들어가는 목욕은 1주일에 1차례 정도가 적당하다. 탕에 있는 시간도 15분 이내로 하고 전체 목욕시간도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창호 교수는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몸을 담그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돼 표피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지는 반면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은 줄어 목욕 도중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먼지 등 이물질로 몸이 더러워졌거나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났을 때는 샤워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때는 비누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36~38℃의 따뜻한 물로 10분 이내에 마친다. 주 2, 3차례면 괜찮지만 간단히 씻는 거라면 매일 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온욕을 한다면 36도에서 42도까지의 온도 중 스스로 느끼기에 좋은 온도를 택한다. 체온보다 1~2도 정도 높을 때 약간 뜨겁게 느껴진다. 대부분 목욕탕에는 온탕 37~39도, 열탕은 40도 안팎에 맞춰져 있다. 목욕할 때 다리나 팔 등을 손으로 가볍게 문지르면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평소 근육이 뭉쳐 있는 곳을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리거나 팔 안쪽이나 허리 등 지방층이 두껍거나 살이 늘어진 부위는 손가락으로 주무르면 탄력성이 높아진다.
공복이나 식후에는 목욕을 삼가야 한다. 속이 비어 있을 경우 피로도가 심해지고 현기증이 나타나기 쉽다. 식후에 탕에 들어가면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장으로 몰려야 하는 혈액이 피부 표면으로 몰리면서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목욕 후 관리도 중요하다. 목욕 후에는 일시적으로 많은 수분을 갖게 되지만 수분을 유지시킬 능력이 없으면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해진다.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은 "목욕 후에는 약간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물이나 우유를 한 컵 정도 마시는 것도 잊지 말자. 목욕 중 목이 마르다는 것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목욕 전에 시원한 물이나 우유를 한 잔 마시면 목욕할 때 땀을 발산하는 작용이 촉진된다. 땀과 함께 피부 속 노폐물 배출도 더 잘 돼 목욕 효과가 높아진다. 목욕 후에 물을 마시면 땀으로 수분이 빠진 것을 보충할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목욕 이렇게 하세요
▷횟수=1주일에 1차례 정도
▷시간=15분~1시간
▷온도=36~42℃
▷준비물=물·우유 한 컵, 보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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