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초겨울밤, 옷깃을 세운 사람들이 삼삼오오 북성로의 한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선다. 따뜻한 연탄난로가 얼었던 몸을 녹여주고, 뜨끈한 국물의 우동 한그릇이면 속을 달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북성로의 주차장은 해질 녘이 되면 운치 있는 포장마차로 변신을 한다. 연인, 친구, 동료, 가족들의 다양한 모임이 이곳 포장마차의 익숙한 풍경이다. 공사장 인부들도 이따금 들러 목에 낀 먼지를 털어낸다.
'돼지불고기와 우동'으로 유명한 북성로를 자주 찾게 된다는 직장인 이민혁(36·남산동)씨는 여자 친구와 방문을 했다. "돼지불고기와 소주 몇병을 비우고, 리필을 해도 착한(?) 가격 때문에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 김영숙(44·대신동)씨는 "둘째 아들녀석이 돼지불고기를 좋아해서 이곳을 지나가게 되면 어김없이 들러 포장을 해서 간다"고 말한다. 연탄불에 석쇠를 얹고 그 위에 다양한 특제소스와 양념된 돼지불고기를 구워먹는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청양고추와 양파를 송송 썰어 넣은 간장소스는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다.
오후 5시에 저녁장사를 준비한다는 한 포장마차의 양념에 버무린 돼지불고기의 양이 엄청나다. '단골 손님'이 많음을 보여주듯이 본격적인 장사가 시작되면서 달궈진 석쇠 위 돼지불고기를 쉴 새 없이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쇄도하는 주문을 대기 위해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 골목의 연탄석쇠 양념 돼지불고기의 맛과 향은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저절로 잡아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니…. 가격도 저렴해 만원짜리 한두장이면 정다운 이들과의 만남도 거뜬하다.
오늘 저녁 문득 생각나는 친구나 동료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해보자. "이보게 친구, 그동안 바빠서 격조했는데, 오늘 어때, 내가 쏠게."
글·사진 김태양 시민기자 sun033rio@nate.com
도움: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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