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대졸 취업난을 이겨낼 방법을 책에서 찾는 대학이 있어 화제다. 대구보건전문대는 2007년부터 교직원의 의식전환과 지식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독서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독서경영은 대학이 구성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이들은 독서클럽 등을 통해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감춰진 역량을 강화하고 이는 다시 개인역량을 강화, 취업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선순환 대학경영법이다.
이 대학의 독서경영은 남성희 총장의 남다른 독서사랑에서부터 시작됐다. 연간 100권 이상의 책을 읽는 다독가로 알려진 남 총장이 학생·교직원의 의식전환과 지식경영을 위해 도입한 것. 남 총장은 학내 독서 분위기 확산을 위해 지금까지 3년 동안 '배려', '세계명문가의 자녀교육' 등 9권을 전 교직원에게 배포해왔고 2010년 시무식 때도 책 선물을 계획하는 등 직원들에게 책읽기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또 독서경영을 체계화하기 위해 독후감 제출자 포상, 도서에서 얻은 지식의 업무적용사례 캠페인, 저자 초청 특강 등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대학발전기금을 기증한 졸업생, 동문, 산업체 인사 등에게도 감사의 뜻으로 책을 선물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학생들에게 독서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독서 마일리지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중앙도서관에서 선정한 우수도서 250권 중에서 도서를 선택해 책을 읽고 간단한 독서감상문을 제출하면 인증절차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제도. 20마일리지 이상 적립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시 독서인증서를 교부하며 취업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하고 있는 것은 독서가 학생들의 개인역량을 강화하고 교양과 인성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매년 90%이상을 웃도는 데는 독서경영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안경광학과 2년에 다니는 김은비씨는 "입학 당시에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요즘은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있다"며 "학우들 사이에도 독서열풍이 불면서 자연스레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학의 독서경영은 캠퍼스를 넘어 지역사회는 물론 해외로까지 전파되고 있다. 대학은 지난 8월 대구지방경찰청 도서관에 사용될 1천만원 상당의 도서 400여종 1천100여권을 기증했으며, 10월에는 다문화가정 사랑의 책 보내기 성금으로 경북도사회공동모금회에 2천만원을 기증했다. 또 지난달 유아테마체험도서관인 '북쿵도서관'을 개관, 유아들이 자연스럽게 책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은 여기에 3천500만원 상당의 유아 도서 5천권을 배치해 누구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중국 양주대학에 정기간행물과 일반도서 540여권, 한국관련 서적 구입비용으로 200만원을 기증했다.
남 총장은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책을 정독하며 얻은 지식과는 비교할 수 없다" 며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인 만큼 더 많은 이웃들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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