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공약 '5+2 경제권' 空約 만드나

대구경북권 '그린에너지' 주축기업 거의 세종시로

세종시 수정안 발표로 그동안 공들였던 삼성, SK 등 대기업 투자유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11일 오후 구미시 인동동 곳곳에 구미공단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세종시 수정안 발표로 그동안 공들였던 삼성, SK 등 대기업 투자유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11일 오후 구미시 인동동 곳곳에 구미공단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정부가 세종시를 차세대 첨단기술산업과 친환경 에너지산업의 중심지인 '첨단·녹색산업 존'으로 개발에 나섬에 따라 현 정부가 공약 사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5+2 광역경제권'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따르면 삼성 등 대기업들은 녹색성장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삼성LED·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5개 계열사가 녹색에너지와 헬스케어 중심으로 2조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등 4개 계열사가 10년 동안 총 1조3천억원을 투입해 태양광·신소재사업 등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친환경바이오 산업에, 웅진그룹은 태양광 산업에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을 7개의 광역경제권으로 나눠 10개의 혁신도시를 각 광역경제권의 녹색성장을 이끄는 거점도시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인 현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발전' 계획이 공염불(空念佛)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린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부품소재 산업'이 각각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지정된 대구경북권과 광주전남권은 "세종시에 그린에너지와 신소재 산업군을 몰아넣어버리면 우리는 어떤 기업을 유치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박인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 청장은 "세종시와 대구경북권 선도산업은 거의 중복 수준이다. 세종시는 정부가 밀고 대구경북은 혼자 뛰는 셈이어서 지역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은 "삼성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녹색산업' 간판을 들고 세종시에 들어감으로써 다른 연관 산업의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지방의 공동화(空洞化)로 이어질까 가장 우려된다"며 "정부가 각 광역경제권별로 선정한 선도산업, 특화산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연관 기업군의 교통 정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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