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구가 물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시도를 하고 있다.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는 대구시와 경상북도, 지역 물산업 기업 등과 함께 15일 대구테크노파크에서 '토탈 물산업 광역 클러스터 구축 협력방안' 첫 모임을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각 주체들은 역할 분담을 통해 지역 물산업 육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물산업은 5년 뒤 1천600조원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최근 도시화 및 산업화로 고농도 폐수가 늘고 물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이 분야에 미래를 거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첨단 수처리 소재분야에 뛰어든 지역 기업들이 '미래 노다지'인 물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환경서비스
1947년 대구에서 경북기업으로 출발, 한국 섬유산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던 코오롱그룹은 2002년 전문적인 글로벌 물기업의 꿈을 키우기 위해 코오롱환경서비스㈜를 설립했다. 경산에 위치한 코오롱환경서비스는 코오롱건설㈜에서 다년간 축적한 환경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21세기 첨단 환경산업의 주역으로서 높은 미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출발한 것.
코오롱환경서비스의 물사업은 크게 다섯 분야다. ▷정수·순수 처리, 하·폐수 처리 등의 수처리사업 ▷도시·산업 폐기물, 슬러지 소각 등의 폐기물처리사업 ▷소각로 및 발전소 가스처리 등의 대기방지사업 ▷하·폐수 종말처리장 등 위탁운영사업 ▷정수기용 멤브레인(분리막) 생산 및 판매 등의 환경소재사업 등이다.
1995년 ㈜코오롱 경산공장에서 시작한 정수기용 분리막 생산은 2002년 코오롱환경서비스가 설립되면서 생의약용 분리막, 강화중공사막, 연료전지용 막가습기, 연료전지용 강화복합막 등 다양한 분리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 업체가 내세우는 주력제품은 한외(限外·ultra)여과 중공사막(Ultration Hollow Fiber Membrane) 필터는 점차 심화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와 수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기능성 분리막으로, 마시는 물의 정수뿐 아니라 오·폐수 처리 및 재이용수 처리 등 환경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또 석유 자원 고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 하나인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되는 분리막은 수송용에서부터 가정용 연료전지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생의약용 분리막은 혈장 분리 등 의료 분야와 제약용 분리 및 정제에 사용되는 분리막으로 점차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추세다. 2008년 358억원, 지난해는 4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병호 코오롱환경서비스 수처리사업부장은 "코오롱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일찍 물산업에 뛰어들어 현재 20여개의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적인 물산업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투자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케미칼
대구경북 지역민에게는 '새한'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기업이다. 1972년 제일합섬으로 출발해 36년간 국내 화섬산업을 선도해오다 2000년부터 워크아웃을 거쳐 2008년 웅진그룹에 매각됐다. 웅진케미칼은 구미공장에서 수처리 필터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역삼투압 방식의 필터인 역삼투 분리막 기술은 이미 세계 3위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정용(먹는 물), 산업용(해수·담수화용), 반도체용(초순수) 등에 쓰이는 대표적 수처리 환경제품인 역삼투 분리막을 1994년 개발을 시작해 5년여 끝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세계에서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이를 통해 웅진케미칼은 국내 가정용 및 산업용 역삼투 분리막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주, 유럽, 아시아 등에 진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10% 수준. 이를 바탕으로 2008년 8천50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6천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전세계 수처리 필터 시장이 점점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필터를 지속적으로 개발·공급함으로써 정수기 전문회사인 웅진코웨이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라며 "또 산업용 필터를 비롯한 필터 해외 마케팅·판촉 활동을 강화해 미국·중동·중국 등 주요 지역에 판매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영이앤티
대구 성서4차산단에 있는 삼영이앤티는 2005년 설립한 신생 물기업이다. 중소기업청 '성능 인증'과 조달청 '조달 우수 제품 지정 증서'를 획득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통해 수처리와 악취오염방지설비, 상하수도 설비공사 분야에서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 공급하고 있다.
삼영이앤티의 주력제품은 환경플랜트설비로 '슬러지수집기'와 펌프장·정수장 찌꺼기 제거 설비인 '제진기', 하수를 수돗물 수준으로 재활용하는 '바이오필터 탈취기'이다. 이 업체가 만든 제품들은 현재 한국수자원공사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경주·포항·구미시 등에 납품하고 있다.
삼영이앤티는 지난해 4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00억원, 2015년에는 매출 1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물산업을 이끌 대구 스타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내년 11월쯤 성서5차산단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을 대표하는 물기업으로 성장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박인호(51) 대표는 "현재 19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달 말쯤 8명을 추가 채용하는 등 끊임없는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로 국내 물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선두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일워터이엔지
경북 성주에 위치한 경일워터이엔지는 1984년부터 공업용수 처리, 폐수 재활용 사업, 해수·담수화 사업에 뛰어든 물산업과는 역사가 깊은 업체다.
주력사업은 역삼투 정수설비를 통한 해수·담수 재활용 사업과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한 순수(純水·깨끗한 물) 제조사업, 정밀여과막을 이용한 먹는 물사업 등이다. 경일워터이엔지는 주로 해외 발전플랜트에 필요한 순수 제조설비를 수출하는 등 매출의 70%를 수출하는 기업이다.
현재 40명의 직원이 있으며,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액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일워터이엔지 황재룡(55) 대표이사는 "지역에서는 일찍이 물산업으로 눈을 돌린 경일워터이엔지가 올해부터 대구경북의 물산업 정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물기업이 되도록 기술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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