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천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곡기를 끊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며 11일부터 시당 사무실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 15일 만난 이 위원장은 단식으로 더 검어진 얼굴과 한껏 자란 수염, 후줄근한 운동복에 민주당 점퍼를 입고 있었다. '대구경제 다 죽는다'고 적힌 노란색 머리띠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마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원로인 정학 전 환경운동연합 공동전국대표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김한규 계명대 경제학과 교수 등 지인들이 잇따라 격려 방문을 했다.
이 위원장은 "세종시 수정안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고,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하려는 의도"라며 "서민의 땅을 뺏어 대기업에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왜 단식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구가 세종시 수정안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는 지역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혁신도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김범일 대구시장이 영남권신공항을 요구하는데 기업이 세종시로 다 가면 지역에 올 기업이 없다. 그렇게 되면 신공항이 무슨 의미가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애초 3, 4일 단식하고 시당 지도부와 릴레이로 함께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구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시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보니까 오기가 생겼다. 단식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위원장은 밤도 시당 사무실에서 보낸다. "집에 가면 주변에서 오해할까봐 가지 않는다"며 "애들에게는 서울에 출장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평소 고혈압으로 약을 먹지만 단식 때문에 약마저 끊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17일 위로 방문을 한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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