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머지않아 오를 것이란 심리가 확산되면서 은행 예금 기간도 자꾸만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6개월 미만 초단기 정기예금 비중이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하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53조7천162억원으로 전체 정기예금 잔액(402조8천307억원)의 13.3%를 차지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비중이 13%를 넘긴 것은 2002년 11월(13.4%)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지난해 6월 9.9%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69.4%를 기록했다. 2004년 8월 이후 최저치다.
특히 3년 이상 정기예금의 경우는 잔액이 연초보다 3조5천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비중 역시 4.0%에서 2.7%로 급감했다.
정기예금의 단기화는 예금 가입자들의 심리와 맞물려 있다. 금리가 곧 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돈을 짧게 묻어둔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짧은 예금에 대한 선호가 커지자 만기를 3개월, 6개월 등으로 세분화한 정기예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은행 예금이 단기화하면서 대기성 자금이 머무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수탁액 70조원마저 무너졌다.
금융투자협회 등의 집계 결과 MMF 수탁액(11일 기준)은 전날보다 9천385억원 순감소한 69조8천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10월 6일 68조7천996억원을 기록한 후 최저 수준이다.
한편 정기예금 만기의 단기화는 시중은행들의 자금유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은행권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들이 금융위기를 전후해 판매했던 고금리 특판예금 재유치를 위해 또다시 고시금리보다 1% 이상 높은 고금리 특판상품을 기획했던 것과 같은 수신금리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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