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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 출신 많은 경북대 의전원 첫 졸업생 '손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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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이 2월 첫 졸업생을 배출을 앞두고 지역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6년제 의사 양성체제(기초교육 2년+전문교육 4년)에서 의전원 체제(학부 4년+전문교육 4년)로 바뀌면서 대구경북 출신자의 비중이 급감, 의료인의 외지 유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졸업예정자들의 인턴 응시 결과에 따라 지역 의료계에서 의전원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지역 출신 졸업생 감소

경북대 의전원에 따르면 2월 졸업예정자 96명 중 대구경북 출신은 37명으로 전체의 38.5%에 불과하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출신이 지역 출신보다 더 많은 40명으로 41.7%를 차지했으며 충남 8명, 경남 5명, 충북 3명 등이었다. 반면 지난해 마지막 의대 졸업생의 경우 144명 중 대구경북 출신이 130명으로 전체의 90.3%를 차지했으며 수도권 출신은 4명에 불과했다.

의전원 체제 전환에 따라 학생들의 연령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졸업생 남자의 평균 나이는 32.5세로 지난해 의대 졸업생 평균 27.4세에 비해 5.1세나 높다. 여자도 의전원생이 29.9세로 의대생 26.7세에 비해 3.2세 높아졌다. 이는 고교 졸업 뒤 바로 입학했던 의대생들과 달리 의전원생들은 대학에서 관련 전공 4년을 이수한 데다 군대와 결혼, 사회생활을 거쳐 의사의 길을 선택한 경우도 적잖기 때문이다.

여학생 비율도 증가, 군 의료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졸업예정자 중 여자는 54명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해 35.4%였던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났다.

◆의료인 외지 유출 가능성

경북대병원 교수들과 경북대 의대 출신 의료인들 사이에 의전원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대병원 한 교수는 "수도권 출신자들이 많아 인턴 응시를 지역 대학병원이 아닌 수도권 병원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뜩이나 전공의 모집이 힘든 형편에 지역 의료인 수급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의과대(의전원 포함) 졸업생은 3천500여명이지만 전국 병원의 인턴 모집인원은 3천700여명으로 공급이 부족해 지방 학생들의 수도권 병원 지원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다른 교수는 "학생들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3D과를 기피할 것이 뻔하다"며 "전공의 모집 때는 다른 지방 출신들의 비율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는 교수 증원과 국가 지원 확대 등으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데다 다양한 전공자들로 인해 의학분야 연구와 학문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긍정적 측면이 많다며 의전원 체제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정성광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은 "졸업예정자 중 60~70명이 경북대병원에서 인턴을 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수년 만에 기초의학을 하겠다는 학생도 2명이나 돼 의전원이 서서히 안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경북대가 2004년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고, 영남대는 2007년부터 기존 6년제와 의전원을 병행하고 있다.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는 의과대를 고수하고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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