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이 잘 안보이네.' 전주 KCC의 돌풍이 매섭다. 19일 홈에서 서울 SK를 96대73으로 대파한 KCC는 5연승을 질주, 28승11패로 울산 모비스와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현재의 경기력으로 볼 때 KCC의 기세는 당분간 쉽게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심지어 KCC가 남은 15경기에서 전승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다른 팀이 넘보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KCC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SK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수준급 라인업을 갖추고도 모래알 같은 조직력 탓에 13연패에 빠지는 등 하위권에서 헤매던 SK는 시즌 도중 신선우 감독을 영입, 조금씩 달라졌다. 신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고 수비를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3연승을 거두는 동안 SK는 끈질긴 수비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신산(神算)'의 지략도 KCC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13점 9리바운드)과 테렌스 레더(12점 6리바운드), 아이반 존슨(23점 5리바운드)이 버틴 KCC의 골밑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 파울을 불사하는 몸싸움을 펼쳤으나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베테랑 포워드 추승균(13점), 이동준(12점), 전태풍(12점) 등 KCC의 외곽포까지 불을 뿜자 그대로 무너졌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KCC는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혔다. 하승진과 성실한 마이카 브랜드에 존슨이 가세한 골밑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단단해 보였고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추승균(35)의 슛은 녹슬지 않았기 때문. 여기에 뛰어난 개인기를 보유한 혼혈 귀화 선수 전태풍이 가드진에 합류했고 2년차에 접어든 강병현의 활약도 기대됐다. 선수 면면만 보면 최강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한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KCC의 경기력은 오락가락했다. 부상 선수가 여럿이었고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이 문제. 그러나 KCC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태풍이 점차 팀 플레이에 녹아들고 추승균과 하승진 등이 부상을 털어내면서 전력이 강화됐다. 여기에다 삼성에 브랜드를 주고 데려온 레더는 뛰어난 골밑 장악력을 발휘, 하승진이 쉴 기회를 줬다.
또한 출장 시간을 나눠 써야 하는 존슨과 레더의 사이도 문제가 없는 상태. '꿩 잡는 것이 매'라고 했던가. 다혈질로 유명한 존슨과 레더는 역시 강한 성격 면에서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허재 감독과 비교적 궁합(?)이 잘 맞는 모습이다.
한편 창원 LG는 19일 원정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89대81로 눌렀다. LG는 이날 승리로 23승16패를 기록, 4위 원주 동부(25승13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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