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일장 맛집] 성주장 고바우식당

국밥이 시래기를 만나면…돼지국밥도 시원~하다

고바우식당 3대를 잇고 있는 며느리 정미숙씨가 점포 벽에 걸린 시래기를 가리키며 조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고바우식당 3대를 잇고 있는 며느리 정미숙씨가 점포 벽에 걸린 시래기를 가리키며 조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음식 맛은 '조합'과 '조화'에 달린 게 아닐까. 수많은 먹을거리들 가운데 어떤 재료를 서로 짝지어, 어떤 방식으로 버무려내는가에 따라 음식은 천만 가지로 변하기 때문에 음식은 조합과 조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설픈 요리의 정의는 성주장 고바우식당에서 확신으로 변한다. 흔히 알고 있는 돼지국밥의 표준은 뼈를 우려낸 국물에 고기를 넣고 양념 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주장 고바우식당 돼지국밥은 표준에서 일탈해 있지만 맛에서는 표준보다 한 수 위다.

고바우식당 돼지국밥의 기본 조리법은 표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돼지머리와 뼈를 넉넉하고 넣고 새벽 4시경부터 점심나절까지 푹 곤다. 나중에는 그 물에 살코기와 내장 등의 뒷고기를 삶아낸다. 그렇게 곤 국물은 진국으로 우러난다. 여기까지 돼지국밥 조리법은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다.

고바우식당만의 노하우는 여기부터. 충분히 우러난 국물에 무, 배추시래기를 적당히 넣어 다시 끓이기 시작하면서 돼지국밥은 질적으로 확연히 다른 음식으로 변한다. 그 바특해진 국에 갖은 양념과 선지, 허파 따위의 부위별 고기를 넣으면 돼지국밥이지만 전혀 다른 음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성이 변하여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는 국밥은 시원한 맛에 나물국이나 해장국으로 오인할 정도. 돼지고기와 시래기의 조합, 이것들을 끓이는 과정의 조화가 맞아떨어져 '고바우 국밥'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밑반찬도 풋고추에 생마늘, 김치 외는 별스레 내놓지 않는다.

5일 장날만 문을 여는 국밥집은 대를 잇고 있어 주인 송태홍(52)씨도 언제 문을 열었는지 모른다. 이제 아들까지 3대를 대물림하는 국밥집은 밀려드는 손님에 옆 점포까지 점령(?)하고, 시장 안 건물의 처마 밑마다 시래기를 걸어두었다. 수육 8천원, 국밥 4천원, 술국·국밥국수 3천원. 성주장 2, 7일. 성주읍 경산7리 718. 054)933-2181

전충진기자 cjje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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