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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마지막 황후 순정효황후 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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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여인의 몸으로 격변의 시기를 어찌 견뎌냈을까. 한(恨)과 눈물로 보낸 세월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황후 순정효황후 윤씨(純貞孝皇后 尹氏'1894~1966)는 순종의 두번째 부인이다.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셋째딸로 서울에서 출생, 1906년 13세 나이에 동궁계비(東宮繼妃)로 책봉됐다. 순종이 아버지보다 2세나 많았지만 사이는 아주 좋았다.

1910년 병풍 뒤에서 어전회의를 엿듣고 있다가 친일파 대신들이 순종에게 한일병합조약의 날인을 강요하자, 내시가 들고오던 옥새를 가로채 치마 속에 숨겼다. 그러나 백부 윤덕영에게 강제로 빼앗겼고 국권을 잃어 이왕비(李王妃)로 격하됐다. 순종 붕어 후 상궁 3명과 함께 창덕궁 낙선재에서 살았는데 1950년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 들이닥치자 호통을 쳐 내쫓았다는 일화도 있다.

'차금대왕'(借金大王)이라 불리며 빚쟁이에게 쫓겨다니던 친일파 아버지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동궁계비 간택을 위해 뿌린 로비자금 때문에 빚쟁이가 됐다는 설이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1966년 오늘, 심장마비로 죽는 순간까지 온화한 성정과 기품을 잃지 않고 무너진 이씨왕가를 지켰던 '큰 어른'이었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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