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해서 경제적 이득 얻는 쪽, 이제는 남성"

여성 경제활동 늘면서 사회통념도 변화

올바른 현상일까? 남녀의 위상 변화가 놀랍다.

대한민국 맞벌이 부부 5쌍 중 1쌍은 아내의 소득이 더 많으며, 남편보다 25% 이상 월수입이 많은 경우도 15.8%, 남편보다 갑절 이상 버는 부인도 5.8%나 됐다. 이는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데이터센터 소장과 김가율 그리스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겸임교수가 노동리뷰 9월호에 기고한 연구결과다.

특히 부부 권력이동 현상은 저소득층에서 더 뚜렷이 나타났다.

남편 소득이 하위 20%인 경우 남편은 평균 73만6천원, 아내는 96만5천원으로 31.3%나 아내가 더 많았다. 이 계층에서는 아내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은 가구가 절반에 가까웠으며, 두 배 이상 수입인 경우도 20.7%나 됐다.

황수경 소장은 "올해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여성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부인 소득이 가구수입의 보조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 때문에 사회통념과 제도의 변화도 수반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의 퓨 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일하는 아내가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남편보다 소득이 많은 아내가 4%에서 22%로 늘었다. 이 기간에 여자의 소득은 44% 증가한 반면 남자는 불과 6% 늘어났다. 이는 자신보다 학력이나 소득이 떨어지는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가 크게 늘었다는 말과 맥을 같이한다.

이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리처드 프라이와 디베라 콘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런 추세는 결혼에서 얻는 이익에서 남녀의 입장을 역전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한 뒤, "일하는 아내가 적었던 예전에는 결혼으로 경제적 위치가 강화되는 쪽이 여자였지만 지난 수십년간의 변화로 이제는 남자가 결혼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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