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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찰로 인디아

'찰로! 인디아, 포 원 아시아(Chalo! India, for One Asia)'는 말 그대로 '하나의 아시아로의 통합을 위해 인도로 가자'는 말이다. 모리 미술관의 인도 현대미술 전시주제이기도 했던 '찰로 인디아'에 타고르의 범(汎) 아시아 사고와 새롭게 대두되는 '원 아시아' 통합 논리를 합성한 말이다.

아시아의 첫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인도 시인 타고르는 범아시아적 사고로 벵갈 인근 산티니게탄에 평화학당을 세우고 아시아 각지로부터 인재를 받아들여 동서 문화의 융합에 노력했다. 근대 중국 공화정치를 연 쑨원(孫文)에게도 영향을 끼친 이 사고들은 모두 각기 다른 자기방식의 범아시아주의들로서 당시 유럽의 식민제국주의를 배격하며, 중국·인도·일본 등 제민족의 단결을 추구하는 '아시아는 하나'라는 사상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제국주의자들이 떠나자 서로 분열하며 하나되지 못했던 아시아는 지금 다시 '원 아시아'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2010년 벽두에 갤러리 전 직원들과 함께 나섰던 '델리·아그라·자이푸르'로 이어진 골든트라이앵글의 북인도 여행과 홍콩 여행은 이러한 범아시아적 사고를 바탕으로 아시아 현대미술 시장의 상호교류와 통합을 위한 역할 찾기가 그 동기였다. 인도인의 가족공원으로 널리 사랑받는 무굴황제 후마윤의 무덤이나 타지마할에서 본 말끔히 치워지고 탁 트인 정원과 반듯한 수로들의 아름다움, 로디가든에서 아침산책을 즐기는 뉴델리 상류층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도로 옆 한편에서 따뜻한 한낮의 햇살에 졸고 있던 개와 이름 모를 새들의 모습을 보았다. 또 여러 인종이 함께 인도식 저녁식사를 즐기는 고급 레스토랑의 밝은 모습들, 빌딩과 상가들의 리모델링이 한창이던 코넛플레이스 거리, 바쁘게 오가는 릭샤들의 호른 소음과 자동차 행렬들은 하루가 다르게 위상이 높아가는 인도의 슈퍼 파워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요즈음 일고 있는 '원 아시아' 통합의 기치아래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유럽연합과 러시아, 미국까지 나서 러브콜을 보내는 인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었다.

우리는 인도에 대한 과거 고정 관념의 잠에서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는 암시를 주고받았다. 현대미술시장에 있어서도 뉴욕·런던 경매에서 서남아시아 영역에 머물던 인도 현대미술이 홍콩크리스티 경매에 중국·한국·일본과 함께 아시안 컨템포러리아트 섹션으로 경매되기 시작하는 등 서남아시아 코끼리가 아시아의 코끼리로, 나아가 세계의 슈퍼파워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가 인도의 강점을 이해하며 함께 '윈윈'하는 진전을 이뤄간다면 한국·중국·인도가 함께 '원 아시아'로 통합된 아시아 현대미술시장을 열어갈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갤러리소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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