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이 계기가 돼 삼성의 대구 진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바람이 커지고 있다.
대구의 입장에서는 삼성이 고향 땅에 어떤 '성의'를 표시하느냐가 지역의 미래 먹을거리 창출에 구세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3면
이날 호암 100주년 기념행사 차 대구를 방문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우리가 해야할 일을 대구가 해줘서 너무 고맙다. 차차 보답을 해야할 텐데,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범일 대구시장과의 면담에서 "대구경북은 하나가 아니냐? 공장이 경북에 있어도 대구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경제파급효과"라고 말했다. 경북도가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생산 및 연구개발 기능이 축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만한 투자를 요청한 상태여서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은 묘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삼성의 움직임은 국내외 글로벌기업들에게 방향타가 되고 있다. 그래서 삼성에 주목하는 것이다"며 "삼성이 대구에 투자를 결정한다면, 이는 다른 글로벌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동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대구-삼성의 활발한 관계 개선을 통해 삼성이 고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물밑 접촉이 계속되고 있는 삼성의 신수종(新樹種) 사업인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바이오 의약품을 복제해 비슷하게 만든 약)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다. 삼성전자의 5천억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부지로 가장 유력했던 세종시 입주가 무산됨에 따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되는 대구경북의료단지가 유력 부지로 떠오른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의약품과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경제성이 크면서도 기본 합성복제약(제네릭)보다 부가가치가 높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불모지인 대구에 삼성이 진출할 경우 경제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특히 오송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의료단지는 '삼성 진출'만으로도 글로벌 의료기업들의 눈과 귀를 '몽땅' 잡을 수 있기 때문.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기업은 장사가 돼야 하기 때문에 삼성 내부를 잘 알 수 있는 인사와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원하는 분야를 정확히 짚어 여건을 마련해줘야 삼성의 진출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존 사업을 대구로 이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삼성과 지난해부터 LED 및 바이오 분야 신(新)사업을 두고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며 "삼성의 대구 진출이 가시화할 수 있도록 호암 기념행사를 통해 물꼬를 튼 대구-삼성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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