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함께 하면 결과는?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면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예상 못 한 한국선수들의 잇따른 메달 획득 쾌거에 비결이 무엇이냐에 관심이 쏠렸다. 대답은 역시나 훈련 덕분이었다. '헝그리 정신' 못잖게 남다른 훈련이 필요함을 재삼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쾌거 뒤엔 감독'코치 등 지도자와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선배'후원자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도 잘 보여주고 있다.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겨주며 서로 함께 가는 아름다운 '동행'(同行)의 힘이 빛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구미에서 일어난 일들도 이런 동행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 업무를 맡을 구미사무소 설치에 관한 일이 한 사례다. 1969년 구미공단 조성과 함께 1973년 구미공단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마련됐다. 또 1980년 구미사무소 산하 대구출장소도 생겼다. 그러다 1984년 구미사무소가 문닫고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 편입됐다. 구미 기업들의 불편이 시작됐다. 후에 매주 한 차례 구미 현장에서 업무 처리가 이뤄졌으나 불편은 여전했다.

이에 구미상공회의소 김용창 회장 등 상공계가 이달 들어 별도 구미사무소 유치에 나섰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구미 정치인들도 거들었다. 당국에 구미'상주 등 경북 중부 지역 1만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기업체들이 시간'경비 낭비가 크다며 구미사무소 설치 필요성을 집중 설득했다. 구미 인력 유출과 세종시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구미 현안에 모두 힘을 보탰다. 17일 법무부를 방문한 김 회장의 호소에 법무부가 사무실 공간 및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번엔 남유진 구미시장이 화답했다. 사무실 공간의 무료 제공을 약속했다. 결국 법무부는 18일 구미사무소 설치 또는 직원 파견 형태의 이동식 출입국관리사무소 운영을 확답했다.

또 2001년부터 10년째 운영 중인 구미시청 내 공무원 연구 모임인 '구미미래디자인팀' 사례도 있다. 서로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30명이 이해 상충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를 공모, 시책에 반영시키는 모임이다. 지금까지 201건을 반영시켰다. 특히 지리산 등을 현장 답사하는 등 한 여직원의 남다른 정성과 노력 끝에 채택된 '테마와 스토리텔링이 있는 걷고 싶은 길 조성' 등 3건은 9일 전 직원 앞에서 발표되기까지 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밀고 당겨주는 동행의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oxe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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