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왜색 등산용어 '시산제' 왜 계속 사용하나

대한민국 영토의 약 70%가 산이다. 세계 아웃도어(Outdoor) 시장의 최대 격전지도 한국이다.

전체 인구가 한국의 3배인 이웃나라 일본과 등산 인구도 비슷하며 관련 제품 판매도 비슷하다. 이 정도면 우리 국민들이 산을 찾는 열광적인 면도 단연 세계 1위일 것이다. 최근 산악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1977년 에베레스트 등반과 1986년 아시안게임 및 1988년 올림픽게임의 국가적 대형 체육행사 이후 그때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근대화 된 산악 문화가 학문적 바탕으로 교육이 행해진 지는 수 십 년이 지났지만 대다수 등산 용어가 해방을 전후해 들어왔는데 유독 시산제(始山祭)란 용어는 1980년대 말쯤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용어의 입국(入國) 이동 경로의 주범(?)은 일본 국내 등산잡지 '야마토 게이고쿠(山と溪谷)'가 아닌가 생각된다. 당시 야마토 게이고쿠에 실린 사진 중 'OO山岳會 始山祭 昭和 O年'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나무 양쪽에 묶어 놓았다. 이 사진이 일본 국내 산악 뉴스에 여러차례 실린 것이 국내 산악인들이 앞 다투어 그 용어를 사용하고 또한 산악뉴스란에 게재한 것이 산악 인구 및 산악회 증가와 더불어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고 본다.

우리 민족은 산(山)에 신(神)이 있다고 믿었고 그에 따른 용어들을 줄곧 사용해왔으며 산제(山祭), 산신제(山神祭) 등의 용어들을 사용해왔다.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왜색(倭色)의 등산 용어 '시산제'는 '산제'나 '산신제'로 고쳐 부름이 마땅하지 않을까? 장병호(대구등산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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