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찬 릴레이] 영남공업사 박칠규 대표

간경화 행려자 간병에 장례까지 챙겨

영남공업사 박칠규 대표는 고향 군위의 어릴 적 중학교 동창이다. 아련한 추억 속에 있는 그를 40대 후반의 나이에 동창 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어릴 적 수줍고 말 없던 시골 소년으로만 기억되는 그는 70년대 시골의 생활이 그러하듯 평범한 농부의 5남 1녀의 3남으로 어려운 시골 생활을 피해 기술을 배우려는 일념으로 대구 북성로 근처 철공소에 취업했다.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 북성로에 지금의 영남공업사라는 철공소를 35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으며 직원도 없이 일하고 있지만 봉사가 있는 날이면 비운 가게를 이웃이 돌보아 준다.

그는 봉사활동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좋은 일에 나서다 보니 이웃이 그의 삶을 알고 도와준다. 이것이 자기가 행한 대로 갚음을 받는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큰 영향을 주신 분이 평화농장 소피아 수녀님으로 그분 사시는 모습을 보고 봉사의 삶을 살고자 생각했단다. 자기에게 주어진 도움과 봉사의 요청이 스스로에게 맡겨진 소명으로 알고 성실히 행했을 때, 그리고 그것을 나의 생활에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때 봉사의 기쁨과 가치는 두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는 자기가 살고 있는 신암동 지역의 행려자, 알코올 중독자,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복지에 힘쓰는 신암성당 사회복지 위원장을 11년째 해오고 있다. 그의 봉사에 말없이 웃음으로 내조하는 아내와 반듯하고 훌륭히 자란 아들과 딸도 그를 이해하고 도와준다.

그의 봉사 중 미담이 있어 그 하나를 소개한다. 떠돌이 생활을 하던 28세의 여성이 간경화를 앓았지만 주민등록 말소로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여 입원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도와 병원에 입원, 간병을 했다. 하지만 치료 중 세상을 떠나자 장례 및 모든 절차를 치러준 일이 있었다. 그래도 그는 외롭고 불쌍한 형제자매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이야기하며 자기 혼자 한 일이 아니고 위원회 회원들이 밀어주고, 도와주고, 묵묵히 따라준 덕분이라고 말한다.

남을 위한 삶을 충실히, 성실히 한 결과 2007년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회복지 공로패를 수상한 바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움직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과 주변사람들의 마음까지 움직여 보다 더 나은 사회 만들기에 동참하도록 끌어들이는 본보기기가 바로 박 대표다. 그의 아름다운 삶이 나에게 삶이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 물음을 던지게 한다.

푸른평화소비자조합 김인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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