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 기대해도 좋습니다. 올해 다시 일(?)을 내겠습니다."
국내 프로야구단의 최장수 단장인 삼성 라이온즈 김재하(56) 부사장은 항상 말을 시원하게 한다. 이리저리 말을 재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판단한 만큼 가감 없이 내뱉는 스타일이다. 11년째 구단 살림을 맡아 야구단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그가 올 시즌 성적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김 부사장은 "이번처럼 시즌을 철저히 준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이 허물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작은 것 하나까지도 서로 배려하고 개선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소통을 통해 삼성의 새로운 힘을 찾고 있다"며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우승권 전력 확보와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후 연봉조정 갈등을 일절 겪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했고 장태수, 양일환, 김한수, 김태한, 김종훈, 전병호, 김재걸 등 삼성 출신들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지난해 트레이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왼손투수 장원삼도 아무런 말썽 없이 영입했다.
올 시즌 투타 전력도 배가됐다. 중심타선은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 등 젊은 사자들로 세대교체되고 양준혁과 진갑용, 박진만 등 베테랑 트리오는 부상에서 벗어나 건재하다. 마운드에는 에이스 윤성환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고 홀드왕 권오준과 철벽 마무리 오승환이 부상을 떨치고 돌아와 예전의 'K-O펀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전 선수의 잇따른 부상으로 팬들에게 적잖게 실망을 줬습니다. 하지만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어온 사실에 응원을 보내는 팬들도 많았어요."
김 부사장은 "최고의 성적과 함께 최고의 팬이 있어야 명문구단이란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2002년, 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은 팬들의 사랑 덕분입니다. 올해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줄 때입니다." 김 부사장은 팬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서 대구를 야구의 메카로, 삼성을 최고 명문구단으로 우뚝 서게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올 시즌 슬로건을 'New Beginning'으로 정했다. 앞서 삼성은 1982년 창단 후 1985년 통합우승의 대업을 달성했으나 1990년대 '도전의 시간'에 직면했고, 2000년대는 '중흥의 길'(5차례 한국시리즈 진출, 3차례 우승)을 걸었다.
김 부사장은 "2010년은 감이 좋다. 월드컵이 열린 2002년과 2006년 삼성이 우승했는데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다시 우승할 것 같다"며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했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땐 박수를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화살을 맞아야 하는 냉엄한 프로 세계에서 10년 이상 삼성 프런트의 선장을 맡고 있는 김 부사장이 삼성의 'New Beginning'을 어떻게 열지 주목받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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