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성상담] 갱년기 극복

우스갯소리로 20대, 30대, 40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진다고 한다. 시간이 가속을 받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머리카락이 희끗해지고 쏟아도 쏟아도 무궁무진했던 근원의 의기소침함을 느낀다. 40대가 지나 50대쯤 되면 보통 애들도 돌볼 일이 없어 생활에 무력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중년 여성의 경우 마음이 울적해지면 혹시라도 마음속으로 "제비나 한 마리 키워볼까?"라는 공상에 빠질 수 있는 시기이다.

40대가 지나면서 여성의 경우 쉽게 피로해지고 소화가 안 되고, 어깨가 욱신거리고 무릎과 팔꿈치가 쿡쿡 쑤시고, 아니면 괜히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짜증이나 화를 내고는 '내가 왜 짜증을 냈을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후회에 빠진다.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을 부리고 이유없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누구나 중년 이후에 만나는 갱년기 현상이다.

갱년기는 급격하게 여성 호르몬이 감소한 여성들이 숙명적으로 겪어야 할 신체적'정신적인 문제다. 남자에게도 올 수 있지만 특히 여성에게 심하다. 대략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오며 방치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밤에 잠이 잘 안 오고, 초저녁에 잠들어도 아침에 일어나면 눈가가 벌겋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성에게도 여성들의 폐경기 증상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폐경은 없지만 40~50세 이후부터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서서히 감소해 여성과 같은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흔히 불안, 우울, 자신감 결여, 건망증, 집중력 저하 등 심리적 문제와 불면증, 식욕 저하, 관절통, 피부 노화 등 육체적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성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성적 흥미 및 쾌감이 감소되고 발기력 저하가 올 수 있다.

이제 온 천지가 파릇파릇하게 돋아오는 봄이다. 혹시라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번 해 보는 게 어떨까 권하고 싶다. 이러한 운동은 성인병 예방에도 아주 좋지만 특히 등산의 경우 산속의 깨끗한 산소 때문에 엔돌핀이 다량 나와 불안, 초조 등의 스트레스를 물리칠 수 있어 갱년기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휴식, 정신적인 안정을 취해 마음을 젊게 갖도록 노력하면 육체적인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희창(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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