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권 상품들은 묶는 게 대세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각 금융권의 장점을 모은 복합금융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카드를 쓰면 예금 금리가 오르거나 펀드상품에 가입하면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식이다. 각종 금융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기도 하고, 카드 포인트를 통장에 적립해 이자를 얹어주고 보험료도 낼 수 있다. 여러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복합금융상품을 이용하면 여러 계좌를 이용하는 수고를 덜고 금리나 수수료 혜택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상품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단일 품목보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증권은 종합자산관리가 대세
증권업계에는 주식이나 펀드 투자자의 자산을 한꺼번에 관리해주는 자산관리서비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기존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 자산관리서비스는 투자 자산과 증권계좌에서 자유입출금식예금 역할을 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주식, 채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선물·옵션 등 따로 떨어져 있던 서비스를 한데 묶어 관리하는 것. 자산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수수료를 낮출 수 있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도 가능하다. 증권사들은 자체 개발한 분석 시스템을 통해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줄이는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조정하고 있다. CMA 계좌에 자금을 넣으면 높은 금리를 지급하거나 CMA와 연계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보너스 금리를 주기도 한다. 대신증권 '빌리브'의 경우 투자자가 대신증권 계좌로 2천만원 이상 주식형펀드를 보유하면 CMA 금리를 최고 9%까지 보장하고 펀드담보대출금리는 최저 1%로 낮춰준다. 하나대투증권의 써프라이스도 CMA 우대금리가 특징이다. 투자금에 따라 연 4.6%까지 이자를 주고 하나CMA카드를 이용하면 0.4% 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적용한다. 현재 시장에 나온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는 우리투자증권의 옥토를 비롯해 팝(삼성), 써프라이스(하나대투), 어카운트(미래에셋), 빌리브(대신), 스토리(대우), QnA(현대), 아임유(한국투자) 등 8개다. 여기에 동양종합증권이 다음달쯤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예금과 대출, 카드, 증권이 한 묶음으로
카드와 예금, 대출, 주식투자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상품을 한데 묶어 판매하는 은행들의 복합상품은 각종 수수료 면제나 금리우대 혜택을 주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구은행이 판매하는 직장인재테크통장과 DGB 사업파트너통장은 요건에 따라 전자금융서비스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대출금리를 최고 연 0.2%p 우대해준다. 외화 송금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협은 최근 7가지 개별 금융상품을 모은 채움 프리미엄패키지를 내놨다. 채움통장, 채움정기예금, 채움적금, 채움드림론, 채움카드, 공제 및 증권 등을 패키지로 묶은 것. 특히 가입 상품의 수와 3자녀 이상 다자녀가정, 장관 이상 표창자, 모범납세자 등 사회공헌도에 따라 우대금리를 준다. 외환은행의 저축예금과 체크카드를 결합한 윙고나 신한은행의 베이직팩 서비스에 가입하면 인터넷·모바일·폰뱅킹 이체수수료 등이 면제된다. 신한금융지주의 S-모어 포인트통장은 신용카드 포인트를 예·적금처럼 매월 적립해준다. S-모어 카드를 사용할 때 적립되는 포인트를 통장으로 자동으로 이체시켜 최고 4%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KB금융지주의 KB 플러스타 통장은 통장 하나로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KB 플러스타 세이브 카드는 대출금리를 연 최고 0.3%p 할인해주고 카드 사용실적의 최대 4%와 주식매매수수료의 5%를 금융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의 은행 계좌와 하나대투증권의 CMA 계좌를 묶은 하나 빅팟 통장을 판매 중이다. SC제일은행은 통장과 신용카드를 함께 이용할 경우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두드림 패키지와 6가지 금융서비스를 세트로 구성한 드림팩 상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복합상품의 부가서비스가 실제 혜택보다 부풀려지거나 단일 품목을 구입하는 것보다 손해를 입기도 한다. 또 우대금리에 혹해 당장 필요하지 않은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어 자칫 금융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보험도 묶어서 판매
보험사들도 여러 가지 상품을 하나로 결합한 복합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여러 상품에 따로따로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고 한꺼번에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 삼성화재는 최근 퇴직연금과 화재·배상책임 손해보험,단체상해보험을 통합한 애니비즈 슈퍼퇴직연금보험을 내놨다. 기업이 삼성화재에 퇴직연금을 가입하면 화재보험 7%, 단체상해보험은 2%가량 보험료를 깎아준다. 자동차보험과 집 보험을 묶어 보험료를 12.6%까지 할인해주는 애니카홈플랜 보험과 사업주를 대상으로 재산손해와 배상책임을 한꺼번에 보장하는 애니비즈기업종합보험 등도 있다. LIG손해보험이 선보인 LIG프리스타일보험도 보장성보험(암보험 등)과 저축성보험(연금보험 등)을 하나로 묶어 가입하면 보험료 1%를 깎아준다. 현대해상은 운전자보험과 자전거보험에 동시에 가입하면 보험료 1%를 할인해준다. 메리츠화재는 가족끼리 묶어 가입하면 보험료를 최대 4% 깎아주고 한화손해보험은 피보험자 숫자와 보험료가 많으면 보험료를 최대 2%까지 할인해준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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