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들이 살아 있어 천만다행이지만 실종된 다른 장병들도 하루 빨리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6일 밤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에는 104명의 장병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 장병들도 5명이 승선, 4명이 구조되고 경북 성주출신 김선명(22) 상병은 실종됐다.
구조된 장병은 대구출신으로 박세준 (26·달서구 월성동) 중위, 박현민(23·대구 서구 비동) 하사와 전승석(22·대구 북구 고성동) 하사, 경북 경주출신의 최광수(22) 병장 등 4명.
이들은 29일 오전 모두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박 하사는 경미한 타박상, 전 하사는 발목 인대부상, 박 중위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모두 경미한 부상이다. 이들의 부모들은 천안함이 침몰한 뒤부터 아들의 생사가 확인될 때까지 피를 말려야했다. 가족들은 아들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했지만 실종자가 많기 때문에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안타까워했다.
박 하사의 부친 박진수(44)씨는 "사고 후 27일 아들을 직접 만나고 왔다"며 "아들에게 천운이 따른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아들이 레이더 관측일을 맡은 것으로 안다. 배 앞쪽에 위치해 있어 화를 피한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남 1녀의 장남인 박 하사는 지난해 2월 대학을 다니다 부사관으로 입영했다. 부친 박씨는 "다행히 생존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지만 얼마나 다쳤는지 알 수 없었다"며 "확인 시간이 억겁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나머지 실종자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했다.
전 하사의 모친 김금용(50)씨는 "아들을 만나보고 왔는데 '괜찮다'며 오히려 엄마를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전 하사는 영남이공대 부사관과에 다니다 2008년 10월 입대했다. 돈벌러 가겠다며 나섰던 아들이 큰 화를 입을 뻔해 전 하사의 부모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부친 전재진(52)씨는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듣고 토요일부터 구조자 명단이 확인된 일요일 아침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아직 실종 상태에 있는 군인들도 구조되길 기도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박 중위의 부친 박경용씨는 "국가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해 개인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생존자나 실종자 모든 가족들이 한마음 아니겠느냐. 사고원인이 의혹 한점 없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김태진·임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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