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만들어야 좋은 영화가 나오는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단순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 해안가 일대를 가로지르는 수상 항공기의 스릴 넘치는 비행 장면 또한 당시로서는 최고의 시퀀스로 극찬 받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남미의 영해에서 영국 상선이 독일 U보트의 어뢰를 맞고 침몰한다. U보트 승무원들은 탈출하려는 영국인들을 기관총으로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상선 승무원 머피(피터 오툴 분)만 겨우 살아남는다. 인근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구조된 머피는 프랑스인 루이즈와 여의사 하이든의 간호로 건강을 회복한다. 하지만 이들은 U보트의 습격으로 배가 침몰했다는 머피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전쟁도 거의 끝나 가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독일군 잠수함이 올 리가 없다는 것. 하지만 며칠 뒤 부상 당한 영국군 비행사가 바닷가에 떠밀려오고, 독일군 잠수함의 선원들이 해안에 상륙해 비행사를 그 자리에서 사살하자 마을 사람들과 루이즈, 하이든은 머피의 말이 사실임을 깨닫고 공포에 질린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버린 머피는 루이즈의 도움으로 바닷가에 추락한 영국군 조종사의 비행기를 인양해 수리한다. 이어 사제 폭탄을 비행기에 장착한 후 U보트를 찾아 나서고, 결국 U보트의 대공기관총 총알세례를 뚫고 폭탄 투하에 성공한다.
하지만 얼마 후 해안가에 나타난 U보트는 머피의 비행기와 인근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유유히 사라져버린다. 아무 죄도 없이 희생 당하는 원주민들을 바라보면서 머피는 다시 한번 복수의 칼날을 가는데….
2차 대전 막바지, 전쟁의 화마에 휩쓸리지 않은 한적한 해안가 마을은 한 남자의 복수극으로 소란스러워진다. 패전 소식에 낙담한 채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U보트의 승무원들은 단 한 명의 남자와 전쟁의 결말을 지어야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남자는 자신들이 침몰시킨 배의 선원이다. 피터 오툴의 광기 어린 연기가 돋보인다. 감독 피터 예이츠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장인으로 평가받은 영국 감독이다. 영화 '대열차 강도(1967)'에서의 자동차 추격 장면은 명배우 스티브 매퀸을 매료시켰고, 예이츠는 매퀸을 주연으로 '블리트(1968)'를 찍어 할리우드 일급 감독 명단에 올랐다. 1971년 작, 방송 길이 102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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