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아이슬란드 화산폭발에 따른 화산재로 유럽 항공망이 마비되면서 대구경북 기업들과 여행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
화산재 구름 때문에 유럽 공항이 폐쇄돼 대구경북의 항공·여행 분야와 기업 항공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고 특히 화산재 구름이 20~22일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피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관계기사 16면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화산재를 포함한 대기가 지상 6천~8천m에서는 20일쯤, 3천~5천m에서는 22일쯤 우리나라 북쪽과 만주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화산재로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행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면서 예약 취소와 여행지 변경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유럽노선 54편 중 출발 21편과 도착 20편 등 41편이 운항 취소됐다. 국내 항공사의 결항은 대한항공 23편, 아시아나항공 8편. 화산재의 영향을 덜 받는 터키 이스탄불, 러시아 등지를 제외하곤 노르웨이, 독일, 영국, 벨기에, 프랑스 등 대부분 유럽행 비행기가 공항에 묶여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여행사 유럽여행 상품이 대부분 취소됐으며, 특히 4~5월 결혼 성수기를 맞아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허니문 상품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구 H투어 관계자는 "신혼여행은 날짜 교체가 어려워 동남아, 남태평양 등지로 긴급 변경하는 분위기"라며 "로마, 파리, 런던 등 인기 상품 예약 취소가 잇따라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이지만 비행기 출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유럽의 항공대란으로 대구경북 기업들도 출장이 취소되거나 수출 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디자인개발 관련 직원 2명이 16일 유럽으로 출장 갈 예정이었으나 항공편이 취소되는 바람에 발이 묶였다. 독일에 파견된 엔지니어들도 영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독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LS계열사 한 관계자는 "독일 등 유럽 출장 일정이 꽉 잡혀 있지만 항공기 결항으로 꼼짝하지 못하고 국내에 발이 묶여 있다"고 말했다.
골판지 상자를 자르는 기계(평판타발기)를 유럽에 수출하는 대구성서공단내 영신기계㈜는 지난주 2개팀이 영국과 프랑스로 출장을 계획했지만 취소했다.
이 회사 김철은 과장은 "지난주에 영국에는 4명이, 프랑스에는 3명이 각각 수출 오더 수주와 이미 수출한 기계를 설치해 주기 위해 출장을 가야 했지만 항공편이 결항돼 연기했다"고 말했다.
유럽에 여성의류용 원단을 수출하는 백산무역 이정근 대표도 "직원들이 영국을 비롯해 유럽 몇 개국을 돌면서 바이어들과 수출 관련 상담을 하기 위해 20일 영국으로 출장을 가려고 했지만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13∼15일 서울에서 열린 패션소싱페어에 참가했던 대구의 섬유업체인 경영텍스㈜ 이명규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전시회에 유럽의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올해는 유럽의 항공대란으로 참가한 바이어가 크게 줄어 수출상담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항공편으로 주로 운반되는 휴대폰, 반도체, LCD패널 등 첨단 수출제품도 화산재로 인한 항공대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럽지역 수출품 물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럽 현지 법인의 재고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한 관계자는 "유럽의 전자제품 유통 점포가 일정 수준의 재고물량을 보유하고 있어서 항공편 결항으로 당장은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화산재 여파가 오래갈 경우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 이창희·김진만·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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