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출·퇴근시간대에 도시철도 3호선 노선을 따라 운전해봤다. 1㎞ 안팎인 역사간 거리에 5분 이상 소요되는 구간이 적잖았다. 교통 혼잡은 교통량이 많은 구간과 차로가 갑자기 줄어드는 구간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 통행시간 단축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민들은 2014년 개통때까지 공사소음, 교통체증 등을 견뎌야 한다. 특히 3호선이 국내 최초 모노레일 방식이어서 안전사고 대비책도 마련돼야 한다.
◆출·퇴근길 체증과 안전문제
3호선 공사로 도로가 2, 3개 차로로 줄면서 일부 구간의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시민 협조가 잘 돼 큰 혼잡은 없다"는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측 설명과 달리 일부 구간의 경우 시민 불편이 크다.
3일 출근시간대에 칠곡에서 수성구 범물동 방면으로 달려봤다. 칠곡지역은 10개 역사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팔거천을 따라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교통체증은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팔달교를 넘어서자 사정이 달라졌다.
오전 8시 시내방향 팔달교 끝 도로가 편도 4차로에서 2차로로 좁아져 차량들이 긴 꼬리를 물었다.
12번째 역사가 들어설 만평네거리에서 13번째 역사가 예정된 팔달신시장까지 590m 구간을 이동하는 데 무려 5분이 걸렸다. 원대오거리에서 체증이 풀린다 싶더니 북구청네거리에서 다시 정체가 시작됐다. 이곳에서 달성네거리까지 900m를 이동하는 데 6분이 걸렸고 팔달교에서부터 수성구 용지아파트까지 53분이 소요됐다.
퇴근시간대도 비슷했다. 3일 오후 6시 38분 계명네거리를 출발해 범물 용지아파트까지 37분이 걸렸다. 특히 어린이회관~수성동아백화점까지 4개 구간에서는 거북이 운행이 반복돼 20분이 걸렸다. 구간별 5분 이상 소요된 곳은 △계명네거리~명덕네거리 △명덕네거리~건들바위네거리 △어린이회관~황금네거리 △황금네거리~TBC △지산삼거리~수성동아백화점 구간 등이었다. 역사 설치 등 3호선 공사가 본격화되면 교통 체증은 더 심해질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3호선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모노레일 방식이어서 안전문제도 불안 요소다. 특히 지상 7m에 이르는 에스컬레이터는 1m 50cm 높이의 난간이 양쪽에 있지만 이용객 추락 위험이 있다. 화재나 응급상황이 생길 경우 대비책도 검증되지 않았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참사를 겪은 시민들은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의 대안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지상 전철이 지하철에 비해 교통 통제가 덜하다는 입장이다. 1·2호선 지하철 공사때는 지하에 공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4개 방향을 뚫어야 해 교통 통제 구간이 많았다. 하지만 지상 전철인 3호선 공사의 경우 교각 기둥 설치와 궤도빔 얹기 작업을 위한 공사 구간이 교차로에서도 양방향만 확보하면 돼 교통통제 공간이 크게 준다는 설명이다. 역사 설치 등 복합 공사에 대해서는 야간 공사 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본부측은 "어느 노선이든 상관없이 2개 차로만 점유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사형 도로인 대구시 특성상 공사현장의 교통체증은 예상밖으로 심하다. 도시철도건설본부가 3호선 공사 착공에 맞춰 명덕네거리 등 3곳의 좌회전을 허용했지만 9곳은 금지했고 U턴은 1곳을 허용하고 15곳은 금지했다. 2곳은 아예 위치를 옮겼다.
하지만 공사현장 도로변의 불법 주·정차 때문에 교통체증은 심각했다. 특히 퇴근시간대가 심했다. 팔달신시장과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이 인접한 구간은 앞으로 공사 기간 내내 불법 주·정차와 전쟁을 치러야할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공사기간이 길어 공사 구간에 적절한 우회도로 마련과 U턴구간 폐쇄·이동을 반복하고 있다"며 "불법 주·정차는 엄정히 단속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준공 뒤 7m 가량 올라가야 하는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의 안전 대책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서울 지하철 2호선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응급상황 발생시 대처도 문제없다는 게 본부측 입장. 비상 탈출 장치인 '스파이럴 슈트'를 활용해 대피할 수 있기 때문에 무인 운전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문화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 건설1과장은 "에스컬레이터 안전과 관련해 차양막 설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역사 완공까지 여유가 많아 안전과 관련한 시민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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