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꾸로 가는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진입 금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영업용 택시들이 단속을 피해 개구리 주차를 한 채 호객행위를 일삼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진입 금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영업용 택시들이 단속을 피해 개구리 주차를 한 채 호객행위를 일삼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네거리∼대구역네거리 1.05km 구간)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일반 차량과 택시 진·출입이 완전히 통제됐는데도 여전히 단속을 피해 활보하는 얌체 운전자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구시는 중앙로 진출입 구간에 CCTV를 설치해 얌체 차량 운행을 뿌리뽑을 계획이지만 대중교통전용지구내 상시 진출입 허용을 요구하는 택시업계와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

이달 6일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중앙파출소 앞. 경적소리가 요란하다. 약전골목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보행자들이 뒤엉킨 것.'빈차'란 불을 밝힌 택시도 인도 위에 바퀴를 반쯤 걸친 채 버젓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택시 출입이 금지된 시간(오전 9∼오후 10시)이지만 거리 곳곳에는 개구리 주차를 하고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로 넘쳐났다. 심지어 맞은편 손님을 태우기 위해 불법U턴을 하는 택시도 눈에 띄었다. 이 때문에 버스들은 개구리주차 택시를 피하느라 중앙선을 넘나들며 곡예운전을 했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해만 지면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영업용 택시가 제 집처럼 드나드는 데다 통행이 금지된 일반 차량도 단속을 피해 활보하고 있다. 게다가 종로골목, 약전골목 등 이면도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넘어오는 얌체 차량이 끊이지 않아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는 것.

회사원 김일섭(34·남구 이천동)씨는"택시가 버스 정류장에 걸쳐 있는 바람에 버스가 정류장에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승객들이 도로가에 내려와 버스를 타고 내리기 일쑤"라고 했다.

약전골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차량들도 교통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주변 상인 김순옥(43)씨는"약전골목에서 중앙로로 차량이 못 나오도록 막아놨는데 저녁만 되면 운전자들이 차단물을 치우고 중앙로로 진입한다"며 "아예 이 길을 터주든지, 못 들어오게 철저하게 막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대중교통전용지구내 개구리 택시 주차와 얌체 차량 운행을 뿌리뽑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하반기쯤 단속용 CCTV를 설치, 녹화 내용을 바탕으로 경찰에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상시 진입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공무원, 연구원,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택시 조합원들은 중앙로 택시 진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택시 진입 허용 문제는 3개월 뒤 나오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활성화 개선점에 대한 용역결과를 보고 최종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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