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세계의 '참치 수도' 필리핀의 바다 사나이들

KBS1'수요기획' 12일 오후 11시 30분

필리핀 최대의 참치 생산지 제너럴 산토스 항구. 이른 아침, 갓 잡은 대형 참치를 가득 실은 어선들이 몰려 들어온다. 작게는 고등어 만한 것부터 100kg이 훌쩍 넘는 대형 참치까지, 은청색의 참치들이 선창에 우르르 쏟아지면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1만여 명의 상인과 인부들, 경매꾼들의 몸놀림이 바빠진다. 선홍빛 속살을 드러낸 참치는 맛과 향, 색에 따라 A~D등급까지 분류된 뒤 최상급은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최하등급은 참치 통조림으로 재탄생된다.

12일 오후 11시 30분 방영되는 KBS1 TV'수요기획-참치 사냥꾼 31일의 기록'편은 세계의 '참치 수도'로 통하는 제너럴 산토스 항구의 역동적인 아침을 취재했다.

출항을 앞둔 자비호(Mercy). 경력 2년차인 16살의 인또이 부터 참지 잡이 20년 경력의 미똥까지 바다 사나이들이 한 달 동안 바다에서 쓸 기름과 식료품을 부지런히 나르고 있다. 참치가 많이 잡히는 인도네시아 연안까지 며칠을 달려야 하는 녹록치 않은 바닷길, 낮에는40도가 넘는 폭염, 좁은 선실, 높은 파도, 그리고 외로움과 싸우며 참치잡이에 도전한다.

참치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부족한 물 때문에 샤워조차 마음대로 못하며 초초하게 참치를 기다리는 괴로운 항해. 그들은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까 싶은 작은 배에서 낚시줄만을 이용, 100kg이 넘는 참치를 끌어 올리는 필리핀식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매번 손바닥에 깊은 상처와 고통을 안기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벌이는 참치와의 사투는 바다 사나이들의 피를 뜨겁게 달군다. 고되고 거친 바다 생활이지만 평생의 꿈인 배 한 척을 장만하기 위해, 혹은 다시 학교에 가기 위해, 혹은 아이들의 양육비를 위해 그들은 바다에 인생을 걸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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