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반역자의 이름은 역사에 영원히 수치스럽게 남는다. 유럽, 특히 노르웨이에서 '비드쿤 퀴슬링'이라는 이름은 반역자와 동의어이다. 노르웨이 사람과 대화할 때는 그 이름을 들먹이는 것조차 금기시되어 있을 정도다.
노르웨이 텔레마르크주 출신으로 나치 점령하의 노르웨이 '총리대통령'(총리에 해당)을 지냈다. 군사사관학교를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만큼 머리가 우수했으나 파시즘에 경도되면서 결국은 나라를 나치에 팔아먹었다. 1933년 오늘 나치당을 복제한 '민족단일당'을 만들어 당수가 됐다. 1942년 4월 9일 나치의 침공으로 정부가 북쪽으로 옮겨가자 세계 최초로 라디오 생중계로 쿠데타를 선언, 새정부를 수립했다. 집권 기간 동안 나치에 철저히 부역했다. 청년들을 선동해 독일군에 합류하게 했으며, 나치의 후원을 받아 북유럽 종족의 우수성을 선전하며 '미개한' 슬라브인과 유태인의 박멸을 독려했다. 그런 정책의 일환으로 1942년 10월-11월 사이 노르웨이내 유태인 대부분을 나치에게 넘겨 죽게 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노르웨이에는 유태인이 드물다고 한다. 1945년 5월 노르웨이 해방과 함께 체포돼 다른 두명의 민족단일당 지도자와 함께 재판에서 반역죄를 선고받고 그해 10월 총살됐다.
정경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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