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세금 낼 법인이나 사람이 적습니다. 대구경북의 세무서 세수를 모두 합해도 서울 남대문세무서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대구지방국세청 근무를 발령받은 국세청 공무원들이 흔히 꺼내는 말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 지역경제의 형편 등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현실이지만 지역민들로서는 자존심 상할 내용이다. 국세청 통계를 들여다보면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물론 지방 중에서도 대구경북 경제의 취약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2008년 말 기준, 대구국세청의 세수는 4조1천315억원. 전국 세무서 중 세수 1위인 남대문세무서(10조7천93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 3위를 기록한 영등포세무서(8조8천417억원), 울산세무서(7조332억원)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남대문세무서(중부세무서와 함께 서울 중구 관할)는 대기업 본사와 대형은행 본점이 밀집한 을지로, 남대문로, 태평로, 서소문로, 소공동 일대를 맡고 있어 세원(稅源)이 풍부하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세수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전국 세수 하위 세무서 중 1, 3위는 대구청 소속인 영주(13억원), 영덕(429억원)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 등이 없는 영주는 4년 연속 전국 꼴지를 차지했다.
대구청은 6개 지방청 가운데서도 꼴지이다. 서울청이 55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중부청 22조7천58억원 ▷부산청 15조3천185억원 ▷대전청 8조4천882억원 ▷광주청 8조2천306억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방청의 관할 법인 수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대구청은 2만9천525개로 가장 적은 반면 ▷서울청 14만2천467개 ▷중부청 10만6천67개 ▷부산청 5만1천331개 ▷광주청 3만5천217개 ▷대전청 3만3천724개 등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의 열악한 경제상황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자료를 통해 "대구청 직원 1명당 징수하는 세액은 46억원 수준으로 6개 지방청 중 최하위"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세공무원 1인당 평균징수액(국세청별 총 징수액 기준)의 경우 서울청이 3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부청 82억원, 부산청 87억원, 대전청 78억원, 광주청 60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한 중견기업체 대표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있다고 하지만, 서울의 한 세무서의 세수가 대구지방국세청 세수의 2배가 넘는다는 사실은 한국경제의 수도권 편중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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