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베이비부머 90% "교육비 가장 큰 부담"

통계로 본 베이비붐 세대

대구경북의 베이비부머(47~55세)는 자녀들의 교육비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후 준비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여가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청 사회조사'(2009) 중 지역 관련 통계를 대은경제연구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대구경북의 베이비부머는 8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의 15% 수준이다. 대구가 38만2천735명으로 15.3%를 차지했고, 경북은 39만4천496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 수준이었다.

◆노후가 불안한 지역의 베이비붐 세대

회사원 박모(53)씨는 2, 3년 후면 퇴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퇴직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불안과 초조함이 앞선다. 모아둔 돈도 별로 없는데다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과 결혼자금 마련 등 돈 들어갈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씨는 퇴직 후에도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은퇴를 앞둔 대구경북의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는 부실한 형편이다.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에 정신을 쏟다 보니 미처 자신의 노후는 챙기지 못한 탓이다. 대구 지역 베이비부머의 경우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비율은 74.77%로 전국 평균인 80% 비해 크게 낮았다. 경북은 80.6%로 간신히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그나마 노후 대비도 국민연금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구의 경우 41.9%, 경북은 42.9%가 노후 준비로 국민연금만 바라보고 있었다. 예금과 적금, 저축성 보험 등은 대구와 경북이 각각 26.7%, 23.7%로 나타났다.

한편 대구의 베이비붐 세대 중 63.8%가 자택에서 살고 있었고, 아파트가 46.9%로 가장 많았다. 경북은 75.1%가 내 집을 갖고 있고 52.0%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활동도 거의 없는 베이비붐 세대

주말이 돼도 김모(50)씨는 집 밖으로 나가길 꺼린다고 했다. 평일에 밀린 잠을 자거나 TV를 보는 일이 전부다. 고교생인 아들과의 대화는 거의 단답형이고, 같이 나가자고 하면 인상부터 쓴다. 가끔 산악회 친구들과 등산을 가기도 하지만 '나가면 돈 쓴다'는 생각에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역의 베이비붐 세대 중 절반은 여가 시간이 생겨도 고작 TV를 보거나 잠을 잔다. 대구의 경우 24.3%, 경북은 27.9%가 시간이 나면 TV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자거나 사우나를 가는 등 휴식을 취하는 비율은 대구가 20.6%, 경북은 14.3%였다. 장을 보거나 집안청소 등 가사일을 하는 경우도 18.8%(대구)와 19.6%(경북)를 차지했다. 자기계발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비율은 10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래에는 낚시나 하이킹, 관광 등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이들이 46.8%(대구) 51.9%(경북)나 됐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여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10명 중 6명 이상이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시간이 없다는 이들도 28.6%(대구)와 31.2%(경북)를 차지했다.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항목은 교육비였다. 베이비붐 세대 중 90.6%가 교육비에 전반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전국 평균인 83.1%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대구경북 노령화 심각

앞으로 20년 뒤면 대구경북은 노인들의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인구 10명 중 3명 이상이, 경북은 10명 중 4명이 60세 이상의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노령화지수(14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령인구비율)도 대구는 261.2%, 경북은 31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평균인 213.8%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는 낮은 출산율과 함께 젊은층의 수도권 이동이 큰 이유다. 매년 1만여명에 가까운 20~29세 인구가 타지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 타지로 전출하는 25~29세 인구는 2005년 5천637명, 2006년 7천686명, 2007년 5천450명, 2008년 5천734명, 2009년 4천997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20~24세 인구도 2천600명 이상이 타지로 나가고 있다.

저출산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 지역의 출산율은 1990년 1.65명에서 1995년 1.41명으로 떨어졌고, 2000년 1.16명, 2005년 1.01명 등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특히 올해 출산율은 1.02명으로 전국 평균인 1.19명보다 0.17명이나 낮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의 베이비부머들은 병원 등 의료시설이나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관심이 높았다. 베이비붐 세대 중 대구는 27.9%, 경북은 28.6%가 공공병원 등 보건의료시설이 늘어나길 희망했다. 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이 늘어나길 바라는 이들도 각각 20.0%와 23.7%를 차지했다. 또한 10명 중 6명이 사회복지서비스 중 노인돌봄서비스가 확대되길 원하고 있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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