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선거가 내달 18일로 결정되면서 선거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경북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최근 후보등록 및 합동 토론회 일정과 유권자 명부 확정 등 제 17대 총장추천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경북대 총장 선거 결과는 민선 단체장 선거 못지않게 대구경북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지역 발전에 산·학 협력이 중심 테마로 자리 잡고 있는데다 경북대의 위상이 곧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 관계자들은 "한강 이남 최고 대학으로 불리던 경북대 위상이 대구경북 경제력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현실"이라며 "민선 총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경북대 총장 선거에 지역 대학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 후보는
6대 직선 총장 선거에 현재까지 도전장을 내민 교순 모두 6명.
김동현(57·화학공학과), 김상동(51·수학과), 김석삼(61·기계공학부), 손동철(58·물리 및 에너지학부), 이홍우(57·경영학부), 함인석(59·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다.
총 유권자 수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1천960여명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결정하게 된다.
후보 등록은 내달 4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며 공개토론회는 대구캠퍼스 대강당(9일), 의전원 중앙강당(11일), 상주캠퍼스 애일당(14일), 대구갬퍼스 대강당(16일) 등에서 4차례 열리게 되며 투표일인 18일 오후 1시에는 대강당에서 합동연설회가 열리게 된다.
경북대 총장 선거는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2주에 불과하고 유권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사실상 사전 선거 운동(?)에 일찍 나선 후보일수록 선거전에서 유리한 경향을 띠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이번 선거는 상주대가 통합되면서 유권자 수가 200여명 이상 늘었지만 역대 선거를 보면 지지 교수 500여명만 확보하면 당선 안정권에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들의 경력은 보면 김동현, 김석삼 교수는 공대학장 출신이며, 김상동 교수는 기획처장, 손동철, 이홍우 교수는 각각 자연대와 상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함인석 교수는 의대 학장 출신이다.(가나다 순)
이중 함 교수는 지난 선거에 출마해 결선 투표까지 진출했지만 노동일 현 총장에게 70여표 차로 석패했으며 나머지 총장 후보들은 이번이 첫 선거 출마다.
한편, 기탁금이 이번 선거부터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상향됐고 유효 표의 10% 미만을 득표하면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없어 후보 등록일 직전에 일부 후보의 사퇴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선거 현안은
경북대 총장 선거에서 노출된 현안은 법인화 문제와 상주대 통합 이후 발전 방안, 지역내 다른 대학과의 통합 문제 등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추락한 경북대 위상을 고려할 때 가장 큰 표심 자극은 미래 발전 방안이다. 부산대와 충남대 등 타 지방 국립대학이 강력한 총장 리더십을 내세우며 거점대학으로 위상을 굳히고 있지만 경북대는 아직 미래를 담보할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남대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사립대학들이 공격적인 학교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경북대는 잠재된 역량에 비해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다.
후보들의 공약도 '학교 발전'에 초점이 맞쳐져 있다.
김동현 교수는 ▷취업 연계 교육 강화 ▷자율적 성장을 위한 제도 구축 ▷학교 발전을 위한 재정 확충 방안 마련을, 김상동 교수 ▷본교(교육 및 연구 중심) 및 상주(중부권 공략 캠퍼스), 테크폴리스(국제화 캠퍼스) 등 캠퍼스 특화 전력과 ▷외국인 우수 교수 및 학생 유치를 통한 국제 역량 강화 및 재정 확충을 내세우고 있다.
또 김석삼 교수는 글로벌 품격을 주요 테마로 ▷외국대학과의 교류 강화, 학위 과정 연계 ▷삼성 등 대기업과 연계한 학교 발전 전략 구축을, 손동철 교수는 ▷학생 맞춤형 교육 ▷미래지향적 새로운 융합 신학문 교육 ▷멀티캠퍼스를 통한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다.
총장 후보 중 유일하게 법인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홍우 교수는 ▷대외 협력 담당 부총장 임명 ▷전문 보직 공모제 및 단과대학 자율성 보장 ▷삼성 등 대기업 투자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함인석 교수는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협조를 통한 발전 방향 마련 ▷대외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정부 예산 및 대기업 투자 유치 ▷공정한 인사 정책을 통한 내부 경쟁력 강화 등을 꼽고 있다.
후보 간 공약이 모두 재정 확충, 연구 중심 대학, 국제화 등 학교 발전 전략으로 채워져 있는 셈.
이에 따라 선거전은 '정책 대결'보다는 '정책 실현'이 가능한 경쟁력과 실천력을 가진 후보 간 인물 검증 싸움이 될 전망이 높다.
경북대 관계자들은 "경북대는 생존과 경쟁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며 이번 총장 선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구성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총장 선거에 구성원들 관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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