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의 고장 상주를 대표하는 원조 감나무인 '하늘아래 첫 감나무'를 아십니까?
'하늘아래 첫 감나무'는 전국 최초 곶감 특구로 지정받은 외남면 소은리 379-1번지에 가면 만날 수 있다. 경상북도 보호수로 지정된 이 감나무는 지금까지 수령이 750년쯤 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지난 3월 산림과학원에서 목재절편 시료분석을 실시한 결과, 530년 된 것으로 밝혀졌다. 상주시는 지난 2008년 10월 감나무 옆에 '하늘아래 첫 감나무'란 이름을 지어 표지석을 세웠으며 최근에는 담장공사를 하는 등 주변을 말끔하게 단장했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는 오랜 세월 풍파에 시달린 탓인지 밑둥치 부분이 둘로 갈라져 있어 마치 두 그루의 나무처럼 보인다. 상주시에서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수술을 하는 등 나무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로인해 아직도 해거리도 하지 않고 해마다 5천여개의 감을 생산하는 등 왕성한 결실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조 예종실록(권2 1468년)에 '지금 곶감의 진상을 상주에 나누어 정하였다(今也乾枾之貢分於尙州而尙州買)'고 기록돼 있을 만큼 상주곶감은 오래전부터 임금님에게 진상되어 왔다. 이 마을 주민들은 "아마도 하늘아래 첫 감나무의 감으로 만든 곶감을 진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나무의 소유자 최옹용(91) 할머니는 "열여덟살 때 시집을 와보니 집앞에 큰 감나무가 서 있었는데 91세가 된 지금까지도 매년 많은 감이 열리고 있다"고 회상했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란 동화책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동화책 내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늘아래 첫 감나무'가 처음에는 고욤나무였으나 효성이 지극한 '연지'가 어머니 병을 고치겠다고 나무를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하늘의 옥황상제는 연지의 효성에 탄복해 하늘나라에만 있는 둥시 감나무를 접붙일 수 있도록 허락하고, 연지는 곶감 만드는 방법까지 배워와 상주의 둥시감과 둥시곶감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감나무 밑둥치 부분에는 접붙인 흔적이 남아있다.
이에따라 상주시는 산림과학원에 '하늘아래 첫 감나무'의 감식을 요청했다. 감나무의 뿌리와 잎 시료를 채취해 DNA 지문을 분석한 결과, DNA 지문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14일 현장에서 '하늘아래 첫 감나무'를 살펴본 국립산림과학원 이재천 산림유전자원과장은 "유전자 감식 결과는 애초부터 종자로 번식된 실생 개체가 아니라, 서로 유전적 배경이 다른 감나무 대목(지하부)과 접수(지상부)가 인공적으로 붙여져서 자란 나무라는 걸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가 수령 530년 된 접목 유실수임이 증명된 것으로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영농기술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그 가치가 크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최고 수령의 접목재배 과수는 수령 81년된 대구 동구 평광동 사과나무(홍옥)로 기록돼 있다.
'하늘아래 첫 감나무'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주시의회 정재현 의원은 "그동안 눈으로만 보고 막연히 접목을 한 나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산림과학원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우리나라 최고의 접목 유실수인 만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서 잘 보호하고 유전자 보전 등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하늘아래 첫 감나무'가 외부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경남 의령군의 당산목(정곡면 백곡리)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로 알려져 왔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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