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地選 당선자들, 現 단체장 사업 중단·유보 잇따라

행정 뒤집기냐, 바로잡기냐

6·2지방선거로 기초단체장이 바뀌는 경북지역 일부 시·군에서 당선자들이 취임도 하기 전에 현 단체장들이 추진하던 사업을 유보하거나, 재검토하겠다고 앞다퉈 밝히고 있다. '지방권력'이 교체되면서 '행정 뒤집기'가 심화하는 데 대해 치적 알리기 사업은 지양돼야 한다는 찬성론이 있는 반면 행정이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교차하고 있다.

장욱 군위군수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최근 군이 추진하고 있는 일부 사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팔공산터널공사 기념조형물 사업의 경우 예산 문제 등으로 준공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사업비 5억원을 투입해 기념조형물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현 군수의 치적 알리기나 다름없어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 중인 군위체육센터~군청 도로를 퇴임을 앞둔 29일 임시로 개통식을 하는 문제와 건립 중인 재가노인센터 운영 문제, 군위읍의 구군청 터에 추진 중인 군위역사문화재현 테마공원 조성사업 등은 의문투성이어서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울진에서는 친환경농업엑스포가 더 이상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중 "당선되면 농업엑스포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임 당선자는 농업엑스포를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전시행사라고 지적하면서 더 이상 엑스포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 당선자는 "엑스포가 고용과 소득창출이라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얻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농업엑스포에 쏟아붓는 예산을 관광활성화로 돌려 관광산업 발전과 고용창출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백영 상주시장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현재 추진 중인 몇 가지 대형 사업들에 대해서는 무리한 내용이 있다고 판단, 재검토와 제도 개선 등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성 당선자는 "중요사업들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문제점이 드러나는 사안들은 취임 후 각 실과 부서장들의 문제점 보고를 들은 후 차근차근 검토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새로 당선된 단체장이 자신의 업적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정책을 펴려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임자의 사업이라고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도중하차시키는 것은 행정 낭비"라면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주요 정책이 바뀐다면 지역주민들이 혼란과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울진·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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