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원태의 시와 함께] 검은 맛 / 박지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영혼이 깃든 맛이 있다면 그건 쓴맛일거다

오래전 엄마 젖꼭지에 묻었던 금계랍

겁나게 검은 맛

어른이 되는 건

쓴맛의 깊이를 알게 되는 것

깊이 잠자고 있던

덤불 속 새떼들 날아오르듯

뒤늦게 맛들인 쓴맛

어떤 맛으로도 바꿀 수 없는데

엄마는 쓴 나물을 맛있다 했었지

씁쓰레한 건 몸의 맛이고 탄생의 맛,

그걸 잊지 못해 나도 자꾸 쓴 나물에 손이 가는데

영혼이 깃든 검은 맛을 본 순간

암 것도 모르고 그 때 이미

인생의 쓴맛 알아버렸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되는 건/ 쓴맛의 깊이를 알게 되는 것"이라는 경구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준다. 한마디로, 삶의 '쓴맛'을 알아가는 게 인생이다! 쓴맛은 "영혼이 깃든 검은 맛"이어서, 우리는 그걸 통해 존재의 깊이에 가 닿게 된다. 사랑의 쓴맛, 조직의 쓴맛, 실패의 쓴맛, 고통의 쓴맛, 배신의 쓴맛 등등, 비록 종류는 다양할지언정 쓴맛은 한결같이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는 부분이 있다. 위대한 인류의 문화/예술 걸작품들은 모두 '단맛'보다는 제대로 '인생의 쓴맛'을 질료 혹은 거름삼아 태어난 것들이다. 어릴 땐 쓰다고 뱉어내던 씀바귀나 머위 잎을 나이 들어가면서 그 '참맛'을 알고 즐기게 되듯, '몸의 맛'이자 생멸(生滅)의 근원적인 맛인 쓴맛! 그 쓴맛의 참맛을 알아가고 이해해 가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비방한 것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
대구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1천억원 규모의 대구로페이 발급과 5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포함한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며,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 업무를 재개한다고 발표하며, 별도의 사무실 없이 주거지를 사무소로 등록하고 상담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