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마산 출신으로 경기도 의왕시·과천시를 지역구로 가진 안상수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고 부산 출신 서병수 의원까지 최고위원에 당선돼 한나라당과 국회의 'PK(부산경남) 독식 현상'이 더 심화됐다. 게다가 13일 단행된 청와대 일부 개편에서도 수도권과 충청권이 약진한 대신 TK(대구경북)는 되레 약화됐고, '강재섭 국무총리론'도 '대통령과 총리를 TK가 모두 할 수 없다'란 논리에 막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은 이명박 정권을 창출하고도 당·정·청에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는 박희태 의장(경남 양산)-정의화 부의장(부산)-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부산) 등 'PK 3인방'이 최고위직을 독식해 사실상 이끌고 있다. 여기다 한나라당마저 안상수 대표 체제로 굳혀져 "국회와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부산경남 사투리만 들리게 됐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청와대의 경우 경북고를 나온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대구경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였으나 퇴진하고, 대신 경북고 후배인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자가 발탁됐다. 하지만 박 수석 내정자는 서울에서 주로 활동해 대구경북과 직접적인 인연이 많지 않은데다 '사회통합을 TK-고려대에 맡기느냐'란 견제에 걸려 대구경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가 될지 미지수다. 경북 출신 정종복 전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의 청와대행이 거론됐으나 영포회 논란 속에 묻힌 상태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에 따라 박근혜·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국무총리에 기용해야 'TK 소외론'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여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안상수 대표는 13일 수락연설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나 의중을 알아보고 긍정적이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총리직을 제안하지 않는 한 묵묵부답 또는 부정적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재섭 총리론'도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대구경북 출신이어서 어렵다는 기류가 훨씬 강하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15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강 전 대표가 총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TK여서 쉽지 않은 카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TK 권력 실세가 버티고 있으나 이 의원은 영포회 논란 등 야당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고, 최 위원장은 직책상 지역과 무관한 행보를 하고 있다.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갑)은 이와 관련, "TK 소외가 영포회 논란 이후 심화되고 있다"며 "강 전 대표 등 대구경북 출신이 총리가 돼야 그나마 당·정·청에 대구경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미 있는 카드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