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솟는' 코스피 17.48%↑ '내리막' 코스닥 2.85%↓

코스닥이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에만 쏠려있고, 코스닥을 바라보는 투자심리는 싸늘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장세를 주도하는 기관과 외국인의 외면을 받는데다 강한 상승 동력이 없어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고 오르는 코스피, 고개 숙인 코스닥

26일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13포인트(0.44%) 오른 485.82로 장을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뚫었던 23일에도 코스닥지수는 약세를 계속하며 0.21% 내린 483.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팔자'에 나선 게 주된 원인이었다. 기관은 이날 580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92억원을 팔았다. 개인만이 홀로 723억원을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하락을 막았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3.51%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1.28% 하락하며 번번이 500선 안착에 실패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대조적인 행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년 간 코스피지수는 17.48%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2.85% 떨어졌다. 올해 초와 비교해도 코스피지수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4.47%나 되지만 코스닥지수는 5.82% 후퇴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월 18일 553.10포인트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상승탄력을 잃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일 평균 거래량은 지난 1월(6억1천576만주)부터 2월(8억1천181만주)을 거쳐 3월(8억3천165만주)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4월 들어 6억633만주로 줄었고 이달에는 23일 현재 5억3천532만주까지 감소했다.

◆수급 불안정과 자문형 랩 성장이 원인

코스닥이 힘을 잃고 방황하는 1차원인은 취약한 수급상황이다. 전반적인 테마주 부진 속에 '자문형 랩'에 의한 기관화 장세 흐름이 이어지며 시장의 관심은 온통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로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연기금이나 외국인, 자문형 랩 등 수급을 뒷받침해줄 세력을 찾기 힘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83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189억원만 사들였다. 기관은 최근 5거래일 동안 1천504억원 상당을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테마가 부진한 것도 코스닥시장 약세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풍력 테마주나 신성장동력 업체들이 각광받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태양광이나 2차전지, LED 등 테마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힘을 받고 있는 자문형 랩의 인기도 중소형주가 중심인 코스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문형 랩은 종목을 50~70개로 분산해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종목을 10~20개 정도로 압축해 운용하기 때문에 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당분간 부진 계속될 듯

코스닥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갖가지 처방이 나오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의 취약한 수급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코스닥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프리미어지수'를 발표했지만 유명무실한 형편이다. 프리미어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 코스닥프리미어 ETF의 경우 이달 하루 평균 거래량은 500주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코스닥기업 합동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해외 IR도 추진 중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라고 조언한다. 아직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또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 쏟아부을 자금도 부족한 점과 배임·횡령 등으로 코스닥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2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하반기 이익이 회복되면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 컴투스, 서울반도체, 네오위즈게임즈, GS홈쇼핑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이번 주중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장은 "코스닥시장이 기지개를 켜려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와야하고 현재보다 예탁금 규모가 1조원은 더 늘어야한다"며 "2분기 기업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수급 상황이 나아지면 코스닥지수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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