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뭐 먹지?" 바쁜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직장인 누구나 이런 고민에 빠진다. 매일 입맛이 같을 수 없는 데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직장인들에게 즐겁지만 어려운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점심 먹을 식당을 선택하는 것인 셈이다.
그러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디지털 학원지구 개발과 팀들은 적어도 이런 고민에서는 자유롭다. 점심시간이 되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회사 인근의 식당으로 향한다. 한두 명이 빠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 함께할 수 있는 이들만의 아지트가 되고 있다. 이들이 점심 때마다 가는 곳은 대구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삼삼구이초밥' 식당이다. 이름만 봐서는 구이집인지 초밥집인지 헷갈리지만 구이집이라기보다는 초밥집이나 횟집에 가깝다. 삼삼구이란 상호는 전화번호 끝자리를 따서 붙였다.
식당가에서 초밥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통용된다. 맛이나 가격이 식당마다 큰 차이가 없고 차이가 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렇다면 이 식당의 무엇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을 이리로 끌었을까.
비결은 생각보다 많았다. 식당 주인 황도수 씨는 "저렴한 가격과 맛, 푸짐함, 그리고 편리한 접근성이 이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식당이 가져야 할 4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우선 착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음식점의 미덕을 지키고 있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생선초밥+우동' '회덮밥+우동'이 6천원이고, 물회밥이 7천원이다. 점심시간에는 1천원씩 할인된다. 수성구의 잘나가는 음식점의 초밥정식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1인분만 시켜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 회초밥 8개와 우동, 각종 밑반찬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4, 5명이 오면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다.
아무리 저렴하고 푸짐해도 맛이 없다면 손님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스런 맛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주인 황 씨가 전하는 맛의 비밀은 바로 싱싱한 재료다. 동해안에서 직접 싱싱한 생선회를 공수해 온다. 재료가 싱싱하다 보니 생선 고유의 쫄깃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설명이다. 우동국물 역시 이 집의 자랑거리다. 멸치와 다시마를 적당히 우려내고 간장과 술(정종), 참치껍질 등을 적절히 배합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살리고 있다. 황 씨는 "조금만 게을러지면 손님들이 단번에 알아차리기 때문에 음식 맛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도심 한가운데인 반월당에 위치해 손님들이 힘들이지 않고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맛집이라고 알려진 곳 상당수가 찾기 힘든 곳, 심지어 심산유곡이라고 할 만큼 외진 곳에 있어 오가는 데 많은 시간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데 비해 도심 한가운데서 만날 수 있는 맛집은 더욱 반갑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맛있는 회초밥과 반주 한 잔을 곁들인 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의 모습에서 여유와 행복감이 묻어난다. 직원들 사이에 미식가로 통하는 정성길(44) 씨는 "평소 위장이 안 좋아 가리는 음식이 많다. 특히 회를 먹을 때는 고민을 하는데 이곳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아 자주 온다"고 했다. 구미에서 출퇴근하는 정 씨는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들을 데리고 오기도 하는 골수 단골이다.
경제자유구역청으로 옮긴 지 한 달 남짓 된 이경미(42'여) 씨도 이곳 회맛에 푹 빠졌다. 그는 "원래 회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초밥을 먹다 회의 참맛을 알게 됐다. 초밥이나 회 등과 함께 나오는 우동도 별미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팀장격인 김상규(44) 씨는 "손님을 기다리게 하지 않는 빠른 서비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고, 박병학 씨는 "초밥을 먹다 보면 양이 적어 허전할 때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푸짐한 양을 첫손에 꼽았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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