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북군동 보문단지 인근 경주컨트리클럽이 20년이 가깝도록 단 한푼의 단지관리비를 내지 않아 보문단지 내 상인들은 물론 경주시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단지공동관리비는 아파트의 관리비에 해당되며, 보문단지를 관리 운영하는 경북관광개발공사는 이 관리비를 받아 경비업무와 조경용 수목관리, 덕동댐과 보문호수 관리, 도로 및 공공시설 청소 유지 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경주CC는 단지 입구의 식당가와 호텔, 콘도, 각종 놀이시설 등과 함께 행정구역은 북군동에 속해 있지만 단지 내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19년째 관리비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보문호수를 중심으로 단지 북서쪽에 위치한 경주CC는 지난 1992년 9홀을 시작으로 현재 18홀 규모 116만㎡를 운영하고 있으며 손님들이 골프장에 가려면 보문단지를 통과해야 한다. 경주 천북에서 접근하는 뒷길도 있지만 이 역시 경북관광개발공사가 조성한데다 길이 좁고 교행이 어려워 이 골프장을 이용하는 연간 내장객 11만여명은 주로 잘 단장된 단지 내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관리비를 전혀 내지 않는 경주CC와 달리 인근에 위치한 36홀 규모의 신라컨트리클럽은 연간 2억6천여만원의 단지관리비를 부담하고, 18홀의 보문골프클럽은 1억3천만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산을 하면 18홀의 경주컨트리클럽은 연간 1억3천만원을 내야하며 19년치를 계산하면 지금까지 누적 금액은 대략 1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보문단지와 단지의 도로를 주로 이용하면서 내장객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도 관리비를 전혀 내지 않고 있는 경주CC에 대해 보문단지 업주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보문단지 내 천군동 한 식당 업주는 "영세업자인 우리도 연간 100~500만원의 관리비를 내는데, 우리가 내는 돈으로 대기업인 경주CC 관리를 해주는 꼴"이라며 "정말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비난했다. 또 연간 2억6천만원의 단지관리비를 부담하는 신라컨트리클럽 한 관계자도 "단지 내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엄청난 돈을 내고 있다"면서 "형평성에 어긋나는 만큼 우리도 관리비를 없애주던지 경주CC에도 다른 명목으로 부담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관광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단지 안에 포함되지 않아 경주CC에 관리비를 내도록 공사가 요구하기가 어렵지만 실질적으로 단지로 인한 혜택을 보는 만큼 경주CC 측의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며 "경주CC가 최근 9홀을 추가해 27홀 증설 계획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는데, 증설이 되면 더 많은 차량과 유동인구로 단지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목 경주CC 사장은 "단지 내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관리비를 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단지 내 도로 보수공사 등 보문단지 관리비를 대신하는 어떠한 출연금도 한차례 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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