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거른 술'이란 뜻의 막걸리는 불린 쌀을 쪄서 식힌 뒤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술이다. 옛 어른들은 농번기에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막걸리를 마셨고 바쁜 농사철이면 막걸리 심부름은 으레 아이들의 몫이었다.
보리 타작을 하던 아버지께서 창근이에게 막걸리 심부름을 시켰고 혼자 가기 싫었던 창근이는 동생 문희를 데리고 노란 주전자를 들고 술도가로 향한다. 철철 넘치도록 따라 주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돌아오던 창근이는 손에 묻은 막걸리를 핥게 되고,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막걸리 맛에 반해 문희 몰래 맛보다 들키고 만다. 홀짝홀짝 막걸리를 마시다 취해 걸음도 못 걷는 문희를 업고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오던 창근이는 미끄덩하고 고무신이 벗겨지면서 넘어진다. 문희는 엉덩방아를 찧고 울고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 주전자를 따라가던 창근이는 쏟아진 막걸리를 보고 운다. 목젖이 보이도록 대성통곡하는 두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어린 시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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