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앙위원회 의장 선거에서 패한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이번 선거는 이명규 대 이재오 특임장관 측의 싸움이었다. 이 장관 측에서 상대를 조직적으로 지원만 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였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17일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 3일을 앞두고 6대4 또는 7대3 정도로 앞서고 있었지만 이 장관이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최병국 의원 지지를 독려하면서 전세가 뒤집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와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나도 친이지만 범친이계로 이 장관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06년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맞붙었을 때 강 전 대표를 지지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인연 때문에 나보다는 최 의원이 자신의 말을 더 잘 들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이 장관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TK(대구경북) 인사 배제론'에 대해 비판했다.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열린 첫 한나라당 의총에서 이 장관이 '영남 병참기지론'을 얘기하더라. 대구경북은 표만 주는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의 고향이 영양이지만 머릿속에는 대구경북이 없는 것 같다. 수도권 중심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이 동료 국회의원들의 평가다. 고향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 만큼 중요한 자리에 있을 때 대구경북을 한번 더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거에서 졌지만 정치적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았다"며 "수도권에 이명규를 알린 것만 해도 큰 성과다. 대구경북에서도 많이 도와줘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와 관련, "대구시당위원장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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