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정순국 100년] 안동 독립운동 51년史

의병, 계몽운동 등 다양…중심축은 '퇴계학맥'

안동이라면 으레 유학, 퇴계선생, 도산서원, 하회마을, 양반과 선비, 오래된 기와집, 탈춤, 전통과 보수 등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요즘 부쩍 쓰이는 낱말이 독립운동이다. 난데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다. 나라가 무너질 때, 또 나라를 잃었을 때, 안동사람들이 펼친 독립운동이 너무나 대단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안동은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부를 만하다. 안동은 한국 독립운동의 출발지요, 훈장을 받은 독립유공자가 가장 많은 곳이며,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자정순국자도 가장 많아 한 지역의 역사로 한국 독립운동 51년사를 모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주 독립군 기지를 세우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끈 이상룡, 만주벌 호랑이 김동삼, 일본왕을 처음으로 응징하러 나선 김지섭, 좌우세력을 아울러 6·10만세운동을 지휘한 권오설, 민족시인 이육사 등 많기도 많다.

독립운동 51년사의 내용은 다양하다. 의병, 계몽운동, 자정순국, 3·1운동, 의열투쟁, 독립전쟁, 대한민국 임시정부, 노동과 농민운동 등 다채롭고 풍성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구분하는 철학과 기준을 가진 문화적 토양이어서 그랬다.

안동사람이 펼친 독립운동이 한국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열 개 남짓한 침략 제국주의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는 식민지를 겪으며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 가운데서 안동사람들의 투쟁은 단연 빼어나다. 펼친 투쟁이 다양하고, 쉼 없이 이어간 지속성에서도 그렇다. 전통사상을 살려 침략에 맞서고, 새로운 사조가 들어오면 이를 받아들여 나라 찾는 이론을 엮어냈다. 그 중심축에 퇴계학맥이 있었고, 그래서 유교문화권 독립운동의 세계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지금은 그 우수성을 자랑할 때만은 아니다. 밝히고 알릴 때까지는 그랬지만, 이제는 나라사랑 역사와 정신을 배우고 익혀 우리가 실천하고 퍼뜨려 갈 때이다. 이런 이야기를 연재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김희곤 안동대교수·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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