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앤피…전국 영업망 서울업체와 당당히 경쟁

상업인쇄 전문기업인 ㈜아이앤피 권영근(맨 왼쪽)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함께 자사가 생산한 상업인쇄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진만기자
상업인쇄 전문기업인 ㈜아이앤피 권영근(맨 왼쪽)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함께 자사가 생산한 상업인쇄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진만기자

㈜아이앤피(대표이사 권영근)는 상업인쇄 전문기업이다. 시장점유율의 경우 소형인쇄물은 약 20%, 졸업앨범은 약 15%에 이를 정도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 북구 노원3가에 있는 이 회사는 경쟁업체들보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로 전체 수주 물량 중 다른 지역에서 따온 물량이 90%에 달한다.

◆법인 설립 9년 만에 100배 성장

아이앤피(I&P)는 대구 남산동 인쇄골목에서 1996년 8월 성광그래픽스로 출발했다. 2000년 6월 법인으로 전환해 대기업 등 특정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소량 인쇄물들을 모아 대량생산하는 소형 상업인쇄물 특화 기업으로 인쇄시장에 뛰어들었다.

법인 전환 9년 만인 지난해 매출액 161억원을 기록, 100배 이상의 성장을 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200여억원이다. 현재 114명이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신규 직원도 뽑을 예정이다. 주요제품은 출판서적, 졸업앨범, 컬러명함, 컬러스티커, 카탈로그 등이다. 편집, 출력, 인쇄, 제본 등 인쇄 전 공정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일괄생산할 수 있어 품질 경쟁력 제고와 정확한 납기관리가 가능하다.

주요 고객은 10년 이상 단골인 전국 300여 개의 디자인 및 기획사들이다. 전국 영업망으로 매출이 분산돼 있어 특정지역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 이 회사의 경쟁업체는 서울의 2, 3개 업체에 불과할 정도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

I&P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들이 있다. 그만큼 기술력과 갱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필름 코팅된 명함'과 '합판인쇄기술' 개발 및 상용화했다. 세트 프린트 출력시스템 도입도 처음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명함을 만들더라도 종이에 글씨가 검은색 단색으로 인쇄했고, 잘 찢어졌다. I&P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국내 최초로 1998년 필름 코팅된 명함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많이 보편화됐지만 당시로는 획기적인 명함이었다.

합판인쇄기술은 전국 각지 기획사 등에서 주문하는 여러 명함을 I&P에서 한 CTP판에 모아 일괄 대량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생산방식은 효율성 증대와 원가 절감을 통해 국내 컬러명함의 가격을 떨어뜨려 보편화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사는 창업 초창기부터 소프트웨어 파워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투자도 많이 했다. 10여 년 전부터 팩스 주문을 없애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실시간 수주-일괄 생산-1박 2일 내 납품 시스템을 구축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크라운전단, 샤이니명함 등 자체 개발한 신제품을 브랜드화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 매출액을 증대시키고 있다. 수주에서 인쇄, 납품에 이르기까지 생산전반에 걸친 실시간 생산관리시스템 구축과 생산정보화시스템 개발을 통해 하루 약 3천여 건의 수주물량을 효율적으로 생산·납품하고 있다.

특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해 CIP3(인쇄 및 인쇄 전·후 공정의 디지털통합 국제규격)시스템을 도입해 편집에서 최종 인쇄물까지 왜곡되지 않는 일관된 색상품질 유지와 인쇄 전·후가공의 표준시간을 단축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쇄업계에서는 드물게 총 6건의 자체상표와 10여 건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별한 회사

I&P의 고객은 디자인 및 기획사들이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본사와 기획사(대리점)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감을 주는 이들 기획사들이 원청업체이고 I&P는 하청업체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고를 전환했다. 자연스럽게 고객에 대한 품질과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 회사는 사람을 중요시한다. 법인 전환과 함께 10년 이상 장기근속하는 30대 중후반 간부들이 많다. 부서장들에게는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준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사장과 직원들 간에 소통도 잘 된다. 그 결과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져 생산성이 향상됐다.

권영근(43) 대표는 "직원들과 한솥밥 먹고 있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글로벌 경제위기나 칠레 지진으로 인한 종이값 파동 등 어려움이 있을 때는 물론 평소에도 직원들과 함께 일을 만들어가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쇄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다. 정보·교육·문화를 다루는 산업인 만큼 국가 차원의 육성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P는 앞으로 수요자 중심의 디지털 인쇄에 빨리 적응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또 남대구IC 일대에 조성 중인 대구출판산업단지 내에 현재의 4개 공장을 한 곳으로 집적화해 해외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인쇄산업의 중심지였던 대구의 명성을 되살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